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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파 정치 휩싸인 여야… 이러니 정치가 ‘퇴행’한다는 소리 듣는 것 [논설실의 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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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당원권 정지’ 의원 모두 비당권파
윤리위 편향성에 ‘선택적 징계’ 비판
與, 최고위원 인선 두고 내홍 표면화
李·당권 경쟁자 ‘원팀’ 강조 무색해져

국민의힘 내홍이 다시 불붙었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는 20일 조경태·권영진·서범수·진종오 의원에게 ‘당원권 정지’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이들은 당내 경선과 상임위 배치, 재·보궐선거 지원, 국회 간담회 발언 등 서로 다른 사안으로 징계를 받았다. 당의 질서를 훼손하거나 부적절한 행동을 한 의원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반복되는 징계와 계파 갈등을 지켜보면 국민의힘이 과연 공당으로서 기본적인 원칙과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그동안 윤리위 구성과 운영을 둘러싼 편향성 논란에다, 징계를 받은 의원 모두 장동혁 대표 체제에 비판적인 비당권파라는 점에서 기준과 형평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 5·18 민주화운동 폄훼 논란을 빚은 토론회를 주최한 이진숙 의원에 대한 대응이 상대적으로 미온적이었다는 지적까지 나오면서 ‘선택적 징계’라는 비판도 받는다. 당의 기강을 세우기 위한 징계라면 누구에게나 같은 기준이 적용돼야 한다. 상대 계파에는 엄격하고 자기편에는 관대한 잣대를 들이댄다면, 그것은 기강 확립이 아니라 사실상 계파 숙청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더구나 총선을 1년 8개월가량 앞둔 상황에서 당원권 정지는 단순한 징계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당내 선거권과 피선거권이 제한되고 공천 경쟁에서도 상당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어 정치적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여의도에서 ‘비명횡사’에 빗댄 ‘비장횡사’라는 말이 그냥 나오는 게 아니다. 당내 중진과 지도부 일각에서 징계 수위가 지나치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것 역시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당내 갈등을 봉합하고 통합해야 할 지도부가 오히려 갈등의 골을 깊게 파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더불어민주당도 크게 다르지 않다. 치열한 전당대회를 거쳐 새 지도부가 출범한 지 사흘 만에 지명직 최고위원 인선을 둘러싸고 친청(친정청래)계 최고위원들이 반발하면서 내홍이 표면화했다. 김민석 대표가 청년 최고위원 선출 방식을 공약과 달리 일방적으로 결정했다는 것이 이유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9일 김민석·정청래·송영길 등 당대표 경선 경쟁자들을 불러 ‘원팀’을 강조한 직후 다시 계파 갈등이 불거졌다는 점에서 더욱 씁쓸하다. 여야 모두 계파 정치에서 벗어나지 못한 현실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최근 정치권의 대립과 분열 핵심에는 국민과 국익보다 계파의 이해관계가 자리한다. 여야 모두 다음 총선의 공천권과 당권을 염두에 둔 내부 권력투쟁에 몰두하면서 민생과 정책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정치가 퇴행하고 있다는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 비단 어제오늘의 얘기는 아닐 것이나, 그 정도가 지나치다. 정당은 특정 정치인의 사조직이나 계파의 전유물이 아니다. 계파 정치가 심화하면 공당보다 계파가 우선하고, 정책보다 패권이 앞서며, 민생보다 공천이 중요해진다. 결국 정당의 공공성은 훼손되고 국정은 소모적인 정쟁에 발목이 잡힌다. 여야가 지금처럼 ‘우리 편’과 ‘남의 편’을 가르는 패거리 정치에 매몰된다면 국민의 정치 불신과 냉소는 더욱 커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