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셋째 주에도 전국에서 많은 사건사고가 이어졌다. 검찰이 ‘강북 모텔 살인사건’ 피고인 김소영에게 법정 최고형을 구형하는가 하면 제주에선 실종 사건 허위 종결 혐의를 받는 경찰관이 긴급체포됐다. 마약 간이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고 석방된 ‘수원 마약 의심 영상’ 속 30대 남성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정밀 감정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 검찰, ‘강북 모텔 연쇄살인’ 김소영에 사형 구형
검찰은 지난 18일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4부(오병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김씨에게 사형을 구형하고, 3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 등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연녹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출석한 김씨는 최후 진술에서 “과거 유사 강간 피해를 당한 사건이 떠올라 무서운 마음이 들어 몸을 만지지 못하게 하도록 약물을 건넨 행동을 깊이 반성하고 있다. 사람을 죽이려 계획한 적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구치소를 와보니 엄마와 언니 옆에서 따뜻한 밥을 먹던 게 큰 행복인 것을 알게 됐다”며 “평범했던 일상을 스스로 깨뜨리고 이렇게 살아가니 죄책감과 후회가 죽을 듯이 밀려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기적인 말인 것 같지만, 제게도 꿈이 있다”며 “하나뿐인 저의 편 엄마와 언니 옆에 있고 싶고 따뜻한 엄마 밥을 먹고 싶다. 여기서 죽고 싶지 않다, 살려달라”고 호소했다.
김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20대 남성 3명에게 향정신성의약품이 섞인 음료를 건네 2명을 숨지게 하고 1명을 의식불명 상태에 빠뜨린 혐의를 받는다. 또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20~30대 남성 3명에게 같은 수법으로 상해를 입힌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 양성→음성→양성…경찰, ‘수원 마약 좀비’ 30대男 소환 조사
경기 수원권선경찰서는 20일 오후 2시부터 오후 6시까지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 A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6월21일 오후 12시30분쯤 수원시 권선구 한 아파트 단지 버스정류장 인근에서 필로폰을 투약한 상태로 배회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한 목격자가 촬영해 SNS에 게시한 영상에는 A씨가 등을 굽힌 상태로 양팔을 축 늘어뜨린 채 마치 좀비처럼 좌우로 조금씩 비틀거리는 모습이 담겼다.
자체적으로 사건을 인지한 경찰은 같은 달 23일 현장 부근에서 A씨를 발견했다. 이어 A씨를 상대로 마약 간이 검사를 진행했고, 필로폰 양성 반응이 나타나자 긴급 체포했다. 하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 1차 예비 감정과 소변 정밀 감정에서는 잇따라 음성 결과가 나오자 경찰은 A씨를 불구속 검출로 보강 수사를 이어 왔다. 그런데 최근 국과수로부터 A씨 모발에서 마약류 양성 반응이 확인됐다는 감정 결과를 전달받았다. 경찰은 A씨 주거지 압수수색과 휴대전화 포렌식을 통해서도 마약류 투약을 의심할 만한 정황을 추가로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영상 촬영 당시 상황에 대해 “몸에 힘이 없어서 그런 자세를 취했다”, “스트레칭하고 있었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는 취지의 진술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모발 감정 결과와 압수수색·휴대전화 포렌식에서 확보한 정황, A씨 진술 등을 종합해 혐의 입증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A씨 혐의가 구체적으로 확인되면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할 방침이다.
◆ 제주 실종사건 허위종결 경찰 긴급체포…추가 사례도
제주경찰청은 22일 오후 3시29분쯤 제주시 모처에서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B 경장을 직무유기, 공전자기록 위작 및 동 행사,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긴급체포했다고 밝혔다. B 경장은 지난 5월 신고된 장미란(37)씨와 ‘연락이 닿았다’는 취지로 신고자에게 거짓말한 뒤 사건을 자체 종결하고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의 관리목록상에서도 장씨 자료를 삭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지난달 2일에도 다른 실종 사건을 장씨와 유사한 수법으로 허위 종결한 혐의를 받는다.
장씨는 3개월여간 실종 상태로 대대적인 수색이 진행되고 있으며, 다른 실종자는 22일 제주 모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실종 사건 가족들은 울분을 토하고 있다. 장씨의 친척 동생은 “지난 5월 최초 실종 신고 직후 경찰은 ‘언니와 연락이 닿았고 안전이 확인됐다’고 했다. 당연히 경찰의 말을 믿었다”며 “본격적인 수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충격적인 사실을 접하게 됐다”고 토로했다. 시신으로 발견된 60대 남성 유족들도 23일 제주서부경찰서를 항의 방문해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을 믿고 기다렸지만 충분한 도움을 받지 못했다”며 철저한 조사를 요구했다.
제주 경찰은 B 경장을 상대로 범행 동기 등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현재 전국 경찰관서를 대상으로 실종사건 허위 종결 처리 여부 등을 확인하는 전수조사를 진행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