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고시원 개별 호실에 욕조를 설치할 수 있도록 하는 ‘다중생활시설 건축기준’ 개정안을 다시 검토하기로 했다. 고시원의 열악한 주거 현실을 개선하기보다 욕조 설치부터 허용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비판이 잇따르면서다.
22일 국토부에 따르면 국토부는 전날 보도설명자료를 내고 “고시원 이용자, 관련 협회, 언론보도 등을 통해 욕조 설치 완화 규정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제기돼 해당 규정을 재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개정은 중소기업의 규제개선 건의에 따라 고시원의 다양한 운영 형태를 고려하여 안전과 무관한 규제 완화하기 위해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 12일 ‘다중생활시설 건축기준’ 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개정안은 다중생활시설인 고시원의 개별실에 욕조를 설치할 수 있도록 하고, 책상 등 학습시설을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한 규정은 폐지하는 내용을 담았다.
현행 규정은 고시원이 주거시설로 변칙 운영되는 것을 막기 위해 개별실에 욕조를 설치하지 못하도록 하고 책상 등 학습시설을 갖추도록 하고 있다. 고시원을 일반적인 주거시설과 구분하기 위한 장치였던 셈이다. 다만 1인 가구 증가와 전월세 가격 상승 등으로 고시원이 사실상 주거 공간으로 이용되면서 이 같은 기준이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국토부는 관련 업계의 건의를 받아 규제 완화를 추진했다.
그러나 행정예고 이후 청년층 등 주거 취약계층이 주로 이용하는 고시원의 열악한 주거환경은 그대로 둔 채 욕조 설치부터 허용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특히 이달 초 더불어민주당 황희 의원이 폐버스를 개조해 청년들의 단기 주거공간으로 활용하는 ‘버스하우스’를 제안했다가 거센 비판을 받은 직후여서 논란은 더 커졌다. 청년 주거난의 근본적인 해결책보다 열악한 공간을 주거지로 활용하는 방안이 잇따라 나온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국토부는 행정예고 과정에서 나오는 의견 등을 검토해 해당 규정의 개정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