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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살림연구소 “서울시 ‘손목닥터 9988’, 걷기 순효과 제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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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시민 건강 증진을 위해 수백억 원 예산을 들이는 ‘손목닥터 9988’이 실제 걸음 수를 늘리는 효과는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미 충분히 걷고 있는 사람들이 제한 없이 참여하는 구조로 습관을 변화시키는 ‘순효과’는 제한적이라는 지적이다. 

 

한강변을 달리는 시민들. 챗GPT 생성 이미지
한강변을 달리는 시민들. 챗GPT 생성 이미지

19일 나라살림연구소가 공개한 ‘지방자치단체 걷기 포인트 지급 사업의 효과성 평가’에 따르면 올해 ‘손목닥터 9988’에 투입되는 예산은 548억500만원이다. 이 가운데 시민에게 지급되는 인센티브 예산은 493만1500만원으로 집계됐다. 

 

손목닥터9988은 시민 건강 증진을 목적으로 2021년 시작됐다. 18세 이상 서울시민과 서울소재 직장인, 대학생, 자영업자가 참여할 수 있다. 하루 8000보 이상 걸으면 100포인트를 지급한다. 만 70세 이상은 5000보가 기준이다. 주말 하루를 포함해 주 5회 이상 8000보를 달성하면 500포인트를 추가로 준다. 연간 최대 6만2500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다. 

 

누적 가입자는 2021년 5만명에서 2025년 285만2000명으로 급증했다. 다만 연구소는 전체 인센티브 가운데 걷기 활동에 지급된 금액을 별도로 확인할 수 있는 시 자료가 없다고 지적했다. 연구소는 2026년 4월 기준 가입자 280만명과 최대 적립 포인트, 기존 적립률과 서울페이 전환률 등을 적용해 올해 걷기 활동에만 약 238억1400만원의 인센티브가 투입될 것으로 추계했다. 다만 연구소는 이 금액이 전체 인센티브 예산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만큼 실제 걷기 활동에 지급되는 금액은 더 클 것으로 봤다.

 

연구소는 사업 참여 전보다 늘어난 걸음 수만 사업의 순효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참여 전부터 하루 8000보 이상을 걷던 시민이 사업에 가입한 뒤에도 비슷한 수준으로 걷고 포인트만 받는다면 사업에 따른 걸음 증가 효과는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2025년 시의 걷기 실천율은 69.0%로 전국 평균 49.2%보다 19.8%포인트 높았다. 17개 시·도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손목닥터9988 이용자 218만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하루 평균 걸음 수는 8606보로 집계됐다. 연구소는 2012년 서울시민 걷기 시간 조사 결과를 토대로 사업과 무관하게 하루 8000보 이상 걷는 시민도 200만명 이상일 것으로 추정했다. 

 

시가 지난해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손목닥터 9988 참여자 8만7090명과 비참여자 87만900명의 의료비와 건강지표를 비교한 결과도 사업 참여 효과도 단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시는 분석 결과 참여자의 의료비 증가액은 비참여자보다 4만5345원 적었고 허리둘레와 혈당 정상 비율도 개선됐다고 제시했지만, 연구소는 해당 분석에 사용된 성향점수매칭 방식으로는 개인의 건강관리 의지와 생활 태도 등 관찰하기 어려운 요인을 통제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했다. 참여자들이 애초 비참여자보다 건강관리에 관심이 높은 집단일 가능성이 있어, 건강지표 개선을 사업 참여의 효과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연구소는 “효과적인 건강 증진을 위해서는 포인트 지급 조건이 ‘수단인 걷기의 달성’이 아닌 ‘중간 결과의 달성’으로 재설정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