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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서 3100만원 로봇 산다고?”…포켓몬·골드바까지 추석선물 ‘별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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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과 통조림, 생활용품이 주류였던 편의점 명절 선물세트가 완전히 달라지고 있다. 포켓몬 캐릭터 상품부터 사람처럼 걷는 휴머노이드 로봇, 골드바와 900만원대 와인, 호텔 미식 상품까지 등장했다.

 

CU 제공
CU 제공

23일 업계에 따르면 CU·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 등 편의점 4사가 2026년 추석을 앞두고 일제히 선물세트 판매에 들어갔다. 고물가에 대응한 1만~5만원대 실속형 상품은 그대로 두면서도 수백만~수천만원짜리 상품과 캐릭터·취미 상품을 전면에 배치한 것이 올해 특징이다.

 

가장 비싼 상품을 내놓은 곳은 CU다.

 

CU는 올해 추석 선물로 총 710여종을 준비했다. 최고가 상품 가운데 하나는 3100만원짜리 이족보행 휴머노이드 로봇이다. 스마트 반려견 형태의 로봇 개는 399만원이며 AI 바둑 로봇 등을 포함해 로봇 상품만 6종을 선보인다. 270만원짜리 안마의자와 168만원짜리 리클라이너도 판매한다.

 

CU가 고가 상품을 늘린 배경에는 실제 소비 변화가 있다. CU에 따르면 올해 설 선물 매출은 전년보다 13.8% 늘었는데, 10만원 이상 상품 매출 증가율은 39.2%에 달했다. 순금바와 다이아몬드 목걸이, 프리미엄 와인·위스키 등 고가 선물이 전체 매출 증가를 이끌었다.

 

캐릭터 상품도 명절 선물 영역으로 들어왔다.

 

CU는 포켓몬 IP를 적용한 상품을 20종이나 준비했다. 2만9800원짜리 ‘피카츄 사과세트’를 시작으로 6만5000원짜리 포켓몬 캡슐 뽑기 머신, 14만9000원짜리 잠만보 텐트 패키지, 4만1500원짜리 피카츄와 친구들 골프공 등이 포함됐다. 어린이 완구에 머물던 캐릭터 상품을 과일·캠핑·골프까지 확대한 것이다.

 

먹거리에는 지역 브랜드를 끌어들였다. 프리미엄 과일 브랜드 수플린의 ‘과일 오마카세’를 비롯해 칡소 한우, 웻에이징 숙성 한우를 판매한다. APEC 만찬에 사용된 경주의 ‘경주천년한우’, 부산 한우 전문점 ‘사미헌’의 LA갈비도 추석 선물 목록에 올랐다.

 

금테크 수요를 겨냥해 미니골드 골드바 10돈과 삼성금거래소의 광화문 골드바 한돈 등 순금 상품 12종도 마련했다. 금 상품 가격은 시세에 따라 매주 조정된다.

 

GS25 역시 추석 선물에 로봇을 넣었다.

 

대표 상품은 사용자의 표정과 음성, 몸짓 등을 인식해 반응하는 550만원짜리 ‘소셜로봇 리쿠’다. 158만원짜리 바둑 로봇 ‘센스로봇고’, 11만원짜리 AI 대화형 로봇 키링 ‘에일리코’도 판매한다. 가민 스마트워치와 미닉스 MAX 음식물처리기 등 최근 수요가 커진 건강·생활가전도 선물 목록에 포함했다.

 

초고가 주류도 눈에 띈다.

 

GS25는 프랑스 보르도 5대 샤토의 2016년 빈티지를 한데 묶은 와인 세트를 949만9000원에 판매한다. 반대편에는 1만~3만원대 와인을 배치했다. 수백만원짜리 프리미엄 위스키부터 대중적인 가격대 상품까지 가격 폭을 크게 벌린 셈이다.

 

골드·실버 상품은 15종이다. 안중근 의사의 손도장과 초상을 담은 금메달, 데니 태극기를 활용한 카드형 금메달, 이중섭 작품을 활용한 은·동메달 등 단순 투자용 금을 넘어 소장 수요까지 겨냥했다.

 

GS25는 9월26일까지 600여종의 추석 선물을 판매한다. 9월4일까지 127개 상품을 대상으로 삼성·KB국민·BC·신한카드 결제 시 1+1, 2+1 또는 가격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세븐일레븐은 캐릭터와 유명 외식 브랜드를 앞세웠다.

 

오는 10월2일까지 약 600종을 판매하는데, 주력 상품 가운데 하나가 헬로키티 IP를 활용한 ‘땡스세븐데이’ 기획전이다. 봉제인형 키링과 마그네틱 카드지갑, 글라스 세트 등 헬로키티 굿즈 9종을 명절 상품으로 구성했다.

 

호텔·외식 브랜드와의 협업도 강화했다.

 

더그랜드롯데 서울 한식당 ‘무궁화’의 노하우를 적용한 김치·고기 선물세트를 비롯해 갈비 전문점 삼원가든 협업 상품 등을 판매한다. 골드바와 실버바, 행운의 열쇠, 돌반지 등 귀금속 상품까지 취급한다.

 

세븐일레븐의 지난해 추석 선물 매출은 전년보다 17% 증가했다. 편의점을 급하게 선물을 사는 곳이 아니라 아예 명절 선물을 고르는 유통 채널로 활용하는 고객이 늘어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판단이다.

 

이마트24의 방향은 조금 다르다.

 

로봇보다 먹거리에 힘을 줬다. 올해 추석 신선식품 선물 품목을 지난해보다 약 30% 늘리고 유명 산지 과일과 암소 한우, 한우 시즈닝 스테이크, 영광 백굴비 등을 강화했다.

 

특히 혼자 또는 두 명이 명절을 보내는 고객을 겨냥한 ‘한우미식세트’ 6종을 단독으로 선보인다. 등심·채끝·부채살 등을 1~2명이 먹기 적당한 양으로 나눈 소포장 상품이다. 대가족을 전제로 하던 명절 선물의 구성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주류는 조니워커 블루를 비롯한 위스키와 와인, 일본 사케 ‘쿠보타’ 등 총 48종으로 구성했다. 병오년 ‘붉은 말의 해’를 기념한 골드바 37.5g·3.75g 상품도 판매한다. 행사카드로 대표 선물세트 33종을 구매하면 최대 20% 할인받을 수 있다.

 

결국 올해 편의점 추석 선물 경쟁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양극화’와 ‘취향’이다.

 

CU는 통조림·식용유 등을 중심으로 314종에 증정·할인을 제공하면서 동시에 3100만원짜리 로봇을 내놨다. GS25 역시 1만~5만원대 먹거리와 949만원짜리 와인을 한 카탈로그에 담았다. 소비자가 가격을 기준으로 상품을 고르던 데서 벗어나 캐릭터와 취미, 건강, 미식, 투자 등 ‘누구에게 주느냐’를 기준으로 상품을 선택하도록 시장을 넓히고 있는 셈이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명절 선물에서도 가족이나 지인의 취향과 생활방식을 고려해 실용성과 특별함을 함께 찾는 소비가 늘고 있다”며 “기존 실속형 상품과 함께 편의점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상품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