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수도권에서 ‘진도 5약’의 강한 흔들림이 관측되는 지진이 발생해 도쿄를 비롯한 간토 지역 곳곳이 흔들렸다. 도쿄 23구에서 일본 기상청 기준 진도 5약 이상의 흔들림이 관측된 것은 약 5년 만이다.
일본 기상청은 앞으로 1주일 정도, 특히 향후 2~3일간 최대 진도 5약 정도의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23일 NHK 방송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께 일본 혼슈 동남부 이바라키현 남부에서 규모 5.9의 지진이 발생했다.
일본 기상청은 진원의 깊이를 약 68㎞로 추정했으며, 이번 지진으로 인한 쓰나미 우려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번 지진으로 이바라키현과 사이타마현, 지바현, 도쿄도 등에서는 일본 기상청 기준 최대 진도 5약의 흔들림이 관측됐다.
도쿄 23구에서 진도 5약 이상의 흔들림이 관측된 것은 2021년 10월 7일 지바현 북서부를 진원으로 하는 규모 5.9 지진 이후 처음이라고 NHK는 전했다.
도쿄 지요다구와 세타가야구, 요코하마시 나카구, 사이타마시 우라와구, 지바시 주오구, 도치기현 우쓰노미야시 등에서는 진도 4의 흔들림이 관측됐다.
후쿠시마현과 군마현 일부 지역에서도 진도 4가 기록됐으며, 미야기현과 니가타현, 야마나시현, 나가노현, 시즈오카현 등에서는 진도 3의 흔들림이 관측됐다.
도쿄 23구와 사이타마현, 지바현에서는 고층 건물에서 길고 느린 흔들림이 이어지는 장주기 지진동도 관측됐다. 장주기 지진동 계급 2에서는 고층 건물 등에서 큰 흔들림을 느낄 수 있으며, 무언가를 잡지 않으면 걷기 어려워지고 선반 위 식기나 책 등이 떨어질 수 있다.
피해도 잇따랐다. 가나가와현 사가미하라시에서는 60대 여성이 지진으로 흔들리는 계단에서 굴러 다치는 등 부상자가 발생했다. 이후 간토 지역에서 부상자와 철도 운행 차질, 수도관 파열 등의 피해가 잇따랐다는 보도도 나왔다.
사카이 신이치 도쿄대 지진연구소 교수는 NHK에 이바라키현 남부가 지진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지역이라며, 이번 지진은 비교적 깊은 곳에서 발생해 넓은 범위로 강한 흔들림이 전달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일본 기상청은 이번 지진 이후 약 1주일 동안 최대 진도 5약 정도의 흔들림을 동반하는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특히 향후 2~3일간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기록적인 폭우가 내린 지바현 등에서는 지반이 약해진 상태에서 지진이 발생한 만큼 산사태나 토사 붕괴 등 추가 피해에도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날 도쿄 이타바시구 등에서는 시간당 120㎜ 이상의 강한 비가 내린 곳도 있어 폭우와 지진이 겹친 데 따른 후속 피해 가능성도 제기됐다.
후쿠시마 제1·2원자력발전소 등 원자력 관련 시설에서는 현재까지 특별한 이상이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정부는 지진 발생 직후 총리 관저 위기관리센터에 연락실을 설치하고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한편 이번 지진을 계기로 일본에서 대규모 지진에 대한 불안이 다시 커질 가능성도 있다. 일본에서는 태평양 연안의 난카이 해곡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거대 지진인 난카이 대지진에 대한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다만 이번 이바라키현 남부 지진을 난카이 대지진의 전조로 볼 근거는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난카이 해곡은 시즈오카현 앞바다에서 시코쿠 남부와 규슈 동부 해역으로 이어지는 해역으로, 이번 지진이 발생한 이바라키현 남부와는 발생 영역이 다르다.
앞서 일본에서는 2024년 8월 미야자키현 앞바다에서 규모 7.1의 지진이 발생한 뒤 일본 기상청이 ‘난카이 해곡 지진 임시정보(거대지진 주의)’를 발표하면서 난카이 대지진에 대한 경계가 크게 높아진 바 있다.
당시 일본 기상청은 난카이 해곡에서 평소보다 거대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아졌다고 판단해 주의를 당부했다.
그러나 개별적인 중규모 지진 하나만으로 거대 지진의 발생 여부나 시점을 예측하기는 어렵다. 이번 지진 역시 난카이 대지진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확인된 것은 아닌 만큼 일본 기상청의 추가 발표와 여진 가능성 등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