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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스페인 이어 독일과도 이민자 문제로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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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거쳐 독일로 간 이주민 재입국 불허”
지중해에서 난민 구호하는 독일 NGO 맹비난

북아프리카의 스페인령 세우타(Ceuta)에서 벌어진 이주민 사태 이후 스페인을 겨냥해 ‘국경 장벽’을 쌓은 이탈리아가 이번에는 독일과 이주민 처리를 놓고 충돌했다. 이탈리아로 입국한 뒤 독일로 이동한 이주민들의 재입국을 전면 불허하겠다는 것이다.

 

22일(현지시간) dpa 통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북부 도시 트렌토에서 이날 극우 성향 동맹당의 당 대회가 열렸다. 동맹당은 조르자 멜로니 총리가 이끄는 우파 연립정부에 참여 중이며, 마테오 살비니(53) 당 대표가 연정의 부총리 겸 교통부 장관을 맡고 있다.

 

극우 정당까지 포함된 이탈리아 우파 연립정부를 이끄는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오른쪽)와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교통부 장관. 로이터연합뉴스
극우 정당까지 포함된 이탈리아 우파 연립정부를 이끄는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오른쪽)와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교통부 장관. 로이터연합뉴스

살비니 부총리는 당 대회에서 행한 연설 도중 “독일의 비정부단체(NGO) 선박들이 지중해에서 수천명의 불법 이민자들을 이탈리아와 유럽으로 데려오기 위해 활동하고 있다”며 “그렇게 하는 한 독일은 단 한 명의 불법 이민자도 우리나라로 돌려보낼 권리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6월 발효한 유럽연합(EU)의 새 이민·난민 협약에도 불구하고 이탈리아는 당분간 독일로부터 이민자들을 받아들이기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이는 EU 역내로 이주하려는 아프리카 및 중동 주민들 사이에서 이탈리아가 사실상 ‘관문’ 노릇을 하고 있는 현실과 무관치 않다. 반도 국가로 국토의 3면이 지중해와 맞닿아 있는 이탈리아는 아프리카와 중동 출신 난민들이 지중해를 건너 상륙하기에 최적의 조건이다. 여기에 난민 구호 운동을 하는 독일 NGO들이 선박을 동원해 아프리카 및 중동에서 난민들을 태운 뒤 이탈리아로 실어나르고, 그중 일부는 독일로 데려가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EU는 증가하는 불법 이민자를 막기 위해 새로운 이민·난민 협약을 만들어 6월부터 시행에 돌입했다. 신규 협약은 EU 역외에서 들어온 이주민들이 첫 도착 국가에서 곧바로 다른 EU 회원국으로 옮겨가는 일명 ‘2차 이동’을 방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가령 이탈리아에 도착한 망명 신청자가 임의로 독일 등 서유럽으로 이동했다면, 해당 국가들은 그를 이탈리아로 돌려보내야 한다. 새 협약에 따라 망명 신청은 반드시 첫 도착 국가에서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탈리아를 거쳐 독일로 옮겨간 망명 신청자들에 한해 이탈리아는 독일로부터의 재입국을 거부하고 있다. EU의 새 이민·난민 협약 발효 후 이탈리아가 독일에서 받아들인 이주민은 한 명도 없다. 살비니 부총리가 말한 것처럼 독일 NGO들의 난민 구호 선박 운영 중단이 먼저라는 것이 이탈리아 정부의 입장이다. 이탈리아와 독일 간의 갈등이 심화하면서 조만간 양국 간에 내무부 장관 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커 보인다.

 

스페인 마드리드 공항에서 경찰관(오른쪽)이 이탈리아를 출발해 스페인에 도착한 여행객들의 여권 등 서류를 점검하고 있다. 스페인령 세우타 이주민 사태 이후 두 나라 간에는 ‘솅겐 협정’ 적용이 일시 중단되고 국경 검문이 부활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스페인 마드리드 공항에서 경찰관(오른쪽)이 이탈리아를 출발해 스페인에 도착한 여행객들의 여권 등 서류를 점검하고 있다. 스페인령 세우타 이주민 사태 이후 두 나라 간에는 ‘솅겐 협정’ 적용이 일시 중단되고 국경 검문이 부활했다. 로이터연합뉴스

한편 이탈리아는 스페인과도 이주민을 둘러싸고 충돌한 상태다. 지난 7월 발생한 세우타 이주민 사태가 발단이 됐다. 모로코, 알제리 등 북아프리카 주민 약 7만2000명이 한꺼번에 국경을 넘어 스페인령 세우타로 진입한 것이다. 세우타는 북아프리카 모로코와 접한 스페인 해외 영토다. 비록 월경(越境)을 감행한 주민 대다수는 본국으로 돌아갔지만, 이탈리아는 “스페인의 국경 관리 능력을 신뢰할 수 없다”며 스페인에 ‘솅겐 조약’(1985) 적용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솅겐 조약은 유럽 국가들끼리 평상시 여권 심사 등 검문 절차 없이 주민들의 자유로운 상호 이동을 보장하도록 하고 있다. 이탈리아 정부의 조치로 스페인을 출발해 이탈리아에 도착한 여행객들은 기존에는 생략된 여권 심사 등 검문 절차를 거치게 되었다. 이에 스페인도 보복으로 이탈리아에 똑같은 조치를 취하고 나서면서 양국 간에 ‘국경 장벽’이 생겨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