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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보다 채소 먼저 먹으면 ‘혈당 스파이크’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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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 연구팀 “탄수화물 먼저 먹을 때보다 74%↓”
“‘채소→단백질→탄수화물’, 혈당 관리에 더 실용적”
채소와 단백질을 먼저 먹고 탄수화물을 마지막에 먹으면 식후 혈당이 급격히 치솟는 이른바 '혈당 스파이크'를 줄이는 데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게티이미지뱅크
채소와 단백질을 먼저 먹고 탄수화물을 마지막에 먹으면 식후 혈당이 급격히 치솟는 이른바 '혈당 스파이크'를 줄이는 데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게티이미지뱅크

채소와 단백질을 먼저 먹고 탄수화물을 마지막에 먹는 식사법이 탄수화물을 먼저 먹는 것보다 식후 혈당이 급격히 치솟는 이른바 ‘혈당 스파이크’를 줄이는 데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채소→단백질→탄수화물’ 순서로 먹었을 때 식후 1시간 동안의 혈당 상승 정도가 탄수화물을 먼저 먹는 경우보다 약 74% 낮았고, 하루 중 혈당 변동 폭도 절반 이하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 “무엇을 먹느냐만큼 중요”…탄수화물 먼저 먹었더니 혈당 급등

 

국제학술지 ‘당뇨병·비만·대사(Diabetes, Obesity and Metabolism)’ 최신호에 따르면 이화여대 연구팀은 건강한 한국인 젊은 여성 33명을 대상으로 음식 섭취 순서가 식후 혈당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참가자 모두가 네 가지 식사법을 차례로 경험하는 무작위 교차시험 방식으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연속혈당측정기를 착용한 상태에서 열량과 영양성분이 같은 식사를 섭취하되 음식 순서만 달리했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을 ‘채소→단백질→탄수화물’, ‘탄수화물→단백질→채소’, 무순서 음식 섭취, 평소처럼 순서와 시간 제한 없이 먹는 방식 등 네 가지 식사법으로 나눠 비교했다.

 

실험 식사는 한 끼 약 573㎉로 모닝롤과 주먹밥 등 탄수화물, 닭가슴살·구운 달걀·연두부 등 단백질, 혼합 샐러드 등 채소로 구성됐다.

 

앞선 세 가지 식사법은 35분 동안 진행됐으며 참가자들은 각 방식으로 3일 연속 식사한 뒤 다음 방식으로 넘어가는 과정을 4주에 걸쳐 반복했다.

채소와 단백질을 먼저 먹고 탄수화물을 마지막에 먹으면 식후 혈당이 급격히 치솟는 이른바 '혈당 스파이크'를 줄이는 데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게티이미지뱅크
채소와 단백질을 먼저 먹고 탄수화물을 마지막에 먹으면 식후 혈당이 급격히 치솟는 이른바 '혈당 스파이크'를 줄이는 데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게티이미지뱅크

그 결과 탄수화물을 먼저 먹었을 때 혈당이 가장 빠르고 가파르게 상승했다. 반면 채소를 먼저 먹고 탄수화물을 마지막에 먹었을 때는 혈당 곡선이 상대적으로 완만했다.

 

식후 첫 1시간 동안 혈당이 얼마나 상승했는지를 나타내는 혈당 증가 곡선하면적은 ‘채소→단백질→탄수화물’ 순서가 ‘탄수화물→단백질→채소’ 순서보다 약 74.1% 낮았다.

 

이 같은 차이는 식후 2시간까지 이어졌다. 채소를 먼저 먹었을 때는 음식을 섞어 먹거나 평소처럼 자유롭게 먹은 경우보다도 혈당 상승 폭이 유의하게 작았다.

 

◆ 식사 빨리 먹는 것보다 순서가 중요?…혈당 변동 폭도 절반 이하

 

혈당 최고치도 달랐다. 채소를 먼저 먹었을 때 식후 최고 혈당은 평균 6.92mmol/L(약 125㎎/dL)였지만, 탄수화물을 먼저 먹으면 8.18mmol/L(약 147㎎/dL)까지 올랐다.

 

혈당이 최고점에 도달하는 시간도 채소 우선 식사에서는 평균 104분으로, 탄수화물을 먼저 먹었을 때의 약 49분보다 두 배 이상 늦었다.

 

혈당의 최고점만 낮아진 것도 아니었다.

 

혈당이 하루 중 얼마나 크게 출렁이는지를 보여주는 평균 혈당 변동 폭은 채소를 먼저 먹었을 때 0.76mmol/L로, 탄수화물을 먼저 먹었을 때의 1.66mmol/L보다 절반 이하로 낮았다. 목표 혈당 범위에 머문 시간도 채소 우선 식사에서 99.73%로 가장 높았다.

연구팀은 식사 시간을 조절하는 것보다 음식의 섭취 순서를 바꾸는 것이 식후 혈당 상승을 억제하는 데 더 실용적인 전략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연구팀은 식사 시간을 조절하는 것보다 음식의 섭취 순서를 바꾸는 것이 식후 혈당 상승을 억제하는 데 더 실용적인 전략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게티이미지뱅크

반면 식사 속도에서는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평소 방식으로 식사한 참가자를 식사 속도에 따라 나눠 분석한 결과 가장 빨리 먹은 그룹의 평균 식사 시간은 약 19분, 가장 느린 그룹은 약 33분으로 거의 두 배 차이가 났지만 혈당 관련 지표에서는 뚜렷한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에 따라 식사 시간을 조절하는 것보다 음식의 섭취 순서를 바꾸는 것이 식후 혈당 상승을 억제하는 데 더 실용적인 전략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채소→단백질→탄수화물’ 순서로 사흘 연속 식사했을 때도 혈당 개선 효과가 유지됐다. 식후 1시간 혈당 상승 정도는 첫날보다 둘째 날 유의하게 감소했고, 3시간 동안의 전체 혈당 상승 정도에서도 변화가 나타났다.

 

◆ 왜 채소부터 먹을까…식이섬유가 혈당 상승 속도 늦춘다

 

연구팀은 채소에 풍부한 식이섬유가 혈당 상승을 억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식이섬유는 음식물의 점도를 높여 위에서 음식이 빠져나가는 속도를 늦추고, 소장에서 탄수화물이 소화·흡수되는 과정도 지연시킨다. 그 결과 탄수화물에서 만들어진 포도당이 혈액으로 한꺼번에 흡수되는 것을 늦춰 식후 혈당이 급격히 오르는 현상을 완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채소를 먼저 먹으면 혈당 조절에 관여하는 장 호르몬인 ‘GLP-1’ 분비가 촉진될 가능성도 제시됐다.

 

연구팀은 젊은 나이에 발생한 2형 당뇨병은 혈관 합병증 위험이 높고 췌장의 인슐린 분비 기능도 빠르게 떨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의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인을 포함한 아시아인은 상대적으로 마른 체형에서도 췌장 베타세포 기능과 초기 인슐린 분비 능력이 떨어져 식후 혈당이 크게 오르는 경우가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급격한 혈당 상승을 줄이고 혈당 변동을 안정화하는 것은 혈당을 낮추는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 베타세포의 부담을 덜어주는 데 중요하다”며 “대사적으로 취약하고 쌀을 많이 섭취하는 한국인의 특성을 고려하면 식사 순서를 조절하는 방법이 조기 당뇨병 예방을 위한 실용적인 비약물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