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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서 유럽 가는 길 짧아진다…팬스타 아크로호, 북극항로 첫 출항

국적 선사 컨테이너선 첫 북극항로 운항
수에즈운하보다 거리 35%·기간 10일 단축
45일간 유럽 왕복…연료비 30% 절감 목표

부산에서 유럽으로 가는 새로운 바닷길을 개척하기 위한 국적 선사 컨테이너선의 첫 북극항로 시범운항이 시작됐다.

 

팬스타그룹은 북극항로 시범운항 선박인 ‘팬스타 아크로(3만5708t)’호가 전날 오후 9시25분 부산신항을 출항했다고 23일 밝혔다. 국적 선사가 상업 목적의 컨테이너선을 북극항로에 투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 주도 북극항로 시범운항 컨테이너선인 ‘팬스타 아크로호’가 지난 22일 오후 9시 25분 부산신항을 출항하고 있다. 팬스타그룹 제공
정부 주도 북극항로 시범운항 컨테이너선인 ‘팬스타 아크로호’가 지난 22일 오후 9시 25분 부산신항을 출항하고 있다. 팬스타그룹 제공   

팬스타 아크로호는 앞으로 약 45일간 북동항로를 따라 영국 펠릭스토우와 네덜란드 로테르담항까지 운항한 뒤, 폴란드 그단스크를 거쳐 10월 5일 부산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출항 당시 화학제품과 중고차, 자동차부품 등 수출화물 737TEU와 공컨테이너 202TEU 등 모두 939TEU를 실었다. 귀항 때는 공컨테이너 1300TEU와 수입화물 등을 싣고 올 계획이다.

 

이번 운항은 해양수산부와 한국해양진흥공사, 한국해운협회가 추진하는 정부 주도 북극항로 시범운항 사업이다. 팬스타는 지난 5월 시범운항 선사로 선정됐다. 특히 북극항로의 ‘경제성’ 검증에 초점이 맞춰진다. 부산~로테르담 구간 기준 북극항로를 이용하면 기존 수에즈운하 항로보다 운항거리는 약 35%, 운항기간은 약 10일 줄일 수 있다. 이번 항차에서 연료비 약 30% 절감 효과를 확인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극지 운항에 따른 안전 문제도 대비했다. 승무원 20명 가운데 선장과 기관장 등 핵심 사관을 내국인 해기사로 구성하고, 극지 운항 경험이 있는 쇄빙연구선 아라온호의 현직 항해사를 1등 항해사로 배치했다. 전 항해사관에게 극지 기초교육을 실시하고 선장과 1등 항해사에게는 별도 직무교육도 진행했다.

 

이번 항해에는 팬스타엔터프라이즈 조선해양사업부문 권재근 대표가 직접 승선해 저온 환경에서의 기관 운용과 선체 거동 및 연료 소비 특성 등을 직접 확인한다. 팬스타는 이를 통해 향후 극지 운항 선박 설계에 활용할 기술 데이터를 확보할 방침이다.

 

팬스타그룹은 이번 시범운항을 계기로 선박 확보부터 극지 해기사 양성·교육과 운항에 이르는 전 과정의 노하우를 축적한다는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30년간 구축한 한·중·일 해상운송 네트워크와 북극항로를 연계해 아시아~유럽 정기항로를 구축하고, 부산항의 유럽 환적 기능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김현겸 팬스타그룹 회장은 “대한민국 최초의 컨테이너선 시범운항인 만큼 안전을 최우선으로 무사히 다녀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운항 경험과 데이터를 토대로 향후 아시아~유럽 북극항로 정기 서비스 구축의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