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서빙고역 인근 용산공원 장교숙소 5단지가 정부의 주택 공급 후보지로 거론되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정부가 용산공원 내 기존 건축물이 들어선 일부 부지를 활용해 청년·신혼부부 등을 위한 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장교숙소 5단지도 후보지 가운데 하나로 떠올랐다.
장교숙소 5단지는 약 4만9000㎡ 규모로, 주택과 기타 시설 등 모두 18개 동이 들어서 있다. 과거 미군 장교 숙소로 사용됐으며 2019년 말까지 주거시설로 활용됐다. 이후 정부가 2020년부터 부지를 시민들에게 개방하면서 어린이도서관과 놀이터, 전시관, 쉼터 등으로 꾸며졌다. 붉은 벽돌 건물과 넓은 잔디마당이 어우러져 현재는 용산공원을 미리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정부는 이미 주택이 들어서 있던 부지라는 점에서 공원 기능을 크게 훼손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제한적인 주택 공급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도심 내 주택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교통과 생활 인프라가 갖춰진 용산 일대의 국공유지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반면 서울시는 장교숙소 5단지가 용산공원 본체 부지에 포함돼 있는 만큼 주거용지로 전환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장기적으로 용산공원 전체를 국가공원으로 조성한다는 원칙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신 캠프킴 등 용산공원 주변의 별도 부지를 활용해 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실제 주택 공급까지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공원 조성계획 변경을 비롯해 관련 절차를 거쳐야 하고, 토양오염 조사와 정화 문제도 검토해야 한다. 기존 건축물을 유지할지 철거할지도 결정해야 한다. 구체적인 공급 규모와 방식 역시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한때 미군 장교들의 생활공간이었던 장교숙소 5단지는 반환 이후 시민들의 휴식과 문화 공간으로 변신했다. 그러나 최근 주택 공급 논의가 본격화하면서 다시 개발과 보존의 갈림길에 서게 됐다. 용산공원의 공공성을 지키면서 도심 주택 공급 문제를 어떻게 풀어낼지, 장교숙소 5단지를 둘러싼 정부와 서울시의 논의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