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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말 대잔치 된 “미국 새 영토” [김태훈의 의미 또는 재미]

영국 식민지에서 출발한 미국이 1776년 독립 선언 후 영토를 대폭 넓힌 수단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돈을 주고 땅을 매입하는 방식을 들 수 있다. 1803년 당시 프랑스 황제 나폴레옹을 구슬려 루이지애나를 사들인 것이 대표적이다.

 

1867년에는 제정 러시아에 720만달러의 ‘거액’을 건네고 알래스카를 구매했다. 두 번째는 무력이다. 미국은 1846∼1848년 이웃 나라 멕시코와 일방적 전쟁을 벌인 끝에 텍사스 등 남부의 드넓은 영역을 빼앗았다. 멕시코로선 너무 강한 나라와 인접한 것이 불행을 초래한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인 2024년 12월 SNS에 올린 게시물. 미국 북쪽의 광활한 캐나다 영토를 미국이 기어이 차지하겠다는 강렬한 의지가 묻어난다. SNS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인 2024년 12월 SNS에 올린 게시물. 미국 북쪽의 광활한 캐나다 영토를 미국이 기어이 차지하겠다는 강렬한 의지가 묻어난다. SNS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부동산 개발업체 최고경영자(CEO) 출신이다. 뉴욕 등 미국 각지에 건물과 호텔, 카지노를 소유하며 부를 일궜다. 그만큼 땅에 대한 욕심도 크다. 2025년 1월 정식 취임식에 앞서 당선인 신분의 트럼프는 느닷없이 “대통령이 되면 캐나다 상품에 25% 관세를 물릴 것”이라고 말했다.

 

화들짝 놀란 쥐스탱 트뤼도 당시 캐나다 총리가 황급히 미국으로 달려갔다. 그런 트뤼도에게 트럼프는 “캐나다가 미국의 51번째 주(州)가 되면 어떻겠는가”라는 모욕적인 질문을 던졌다. 심지어 트뤼도를 ‘총리’(Prime Minister) 대신 ‘주지사’(Governor)라고 부르는 외교적 결례를 범하기까지 했다.

 

덴마크령 그린란드 땅에 대한 트럼프의 욕망은 1기 집권기(2017년 1월∼2021년 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9년 당시 트럼프는 “그린란드를 미국에 양도하라”는 요구를 덴마크 정부가 거절하자 덴마크 방문 및 메테 프레데릭센 총리와의 정상회담 일정을 일방적으로 파기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2025년 1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그린란드 영유권을 노린 미국의 전방위 압박은 더욱 집요해지고 있다. 덴마크에게 유럽연합(EU)이라는 우군이 없었다면 어떻게 됐을지 모를 일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SNS에 이란 호르무즈 해협의 지도를 게시하며 “미국 새 영토”라고 선언했다. SNS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SNS에 이란 호르무즈 해협의 지도를 게시하며 “미국 새 영토”라고 선언했다. SNS 캡처

미국은 지난 2월부터 이란과 전쟁 중이다. 이란의 핵무기 개발 의지를 완전히 꺾어 버리겠다는 트럼프의 결기는 참으로 장하지만, 그 실현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닌 듯하다. 이란이 굴복 대신 항전의 길을 택하자 트럼프는 느닷없이 “호르무즈 해협을 미국이 소유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22일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미국의 새 영토”라며 호르무즈 해협 지도 이미지까지 올렸다. 이제껏 트럼프가 ‘미국 땅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지역을 모두 차지했다면, 오늘날 미국은 두 세기 전 세계 육지의 약 4분의 1을 지배한 대영제국처럼 되어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해가 지지 않는 나라’란 찬사를 듣던 영국도 어느 순간 쪼그라들고 말았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