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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무사하다” 종결한 실종자 사망, 이런 경찰 믿을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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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 실종사건 종결 피해 유족 항의 (제주=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23일 제주서부경찰서 앞에서 지난달 2일 실종신고를 했으나 허위 종결된 후 51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된 실종자 B씨 유족들이 기자회견을 하며 경찰에 항의하고 있다. 2026.8.23 koss@yna.co.kr/2026-08-23 15:48:58/ <저작권자 ⓒ 1980-2026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허위 실종사건 종결 피해 유족 항의 (제주=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23일 제주서부경찰서 앞에서 지난달 2일 실종신고를 했으나 허위 종결된 후 51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된 실종자 B씨 유족들이 기자회견을 하며 경찰에 항의하고 있다. 2026.8.23 koss@yna.co.kr/2026-08-23 15:48:58/ <저작권자 ⓒ 1980-2026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경찰이 무사하다고 사건을 종결했던 60대 남성이 실종신고 51일 만에 제주에서 시신으로 발견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담당 경찰관은 바로 30대 제주 여성 실종자 장미란씨와 관련해서도 허위 보고로 사건을 끝낸 장본인이다. 경찰은 미꾸라지 한 마리가 치안의 기본 사명인 국민 생명과 안전을 외면하고 조직을 우롱해도 파악조차 못 했다. 과연 이런 경찰을 믿을 수 있는지 국민은 불안하다.

주검으로 돌아온 남성의 유족은 지난달 2일 실종신고를 했다. 이번에 긴급체포된 담당 경찰관은 실종자가 무사하다고 가족을 속였다. 실종자가 원하지 않는다는 핑계로 소재를 알려주기 어렵다고 둘러대기도 했다. 장씨 실종 사건과 판박이다. 장씨 사건의 발각은 경찰이 아닌 지인·가족의 끈질긴 문제 제기 덕분이었다. 이번에도 장씨 사건을 접한 남성 가족의 재신고가 결정적이었다. 재신고를 받은 경찰이 동일인의 허위 종결 사건임을 확인하고 수색에 나서 시신을 찾았다. 담당자는 맨 아래 경찰관 계급에서 한 단계 위인 경장에 불과하다. 실종자를 찾으려는 가족·지인이 발을 동동 구르며 애를 태우는 사이 최말단에서 버젓이 허위 보고를 해도 넘어갈 수 있는 것이 대한민국 치안의 현주소다.

이번 사건을 개인 일탈로 넘겨서는 안 된다. 치안관리 시스템의 구멍은 물론 심각한 기강해이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더욱이 경찰은 금품·향응을 받고 수사를 고의로 덮거나 축소하는 암장(暗葬)사건이 끊이지 않아 경고등이 켜진 상태다. 핵심 경찰서인 서울 강남서의 전 수사팀장이 돈 1000만원에 범죄 피의자를 참고인으로 바꿔치기한 혐의로 구속됐다. 경찰 간부인 부친과 그 동료들이 결정적 증거를 숨긴 ‘광주 여고생 살해 사건’, 검찰의 보완수사가 아니었으면 성범죄 정황이 묻힐 뻔한 ‘부산 돌려차기 사건’도 경찰의 비위와 무능을 보여준다.

국무총리가 진상 조사를 지시하고 국가수사본부장이 사과했으나 그 정도로 그칠 일이 아니다. 10월 보완수사권이 완전히 폐지되면 무소불위 수사권을 가진 경찰을 견제할 기관은 사라진다. 최근 일련의 사건은 앞으로 피해자와 가족이 겪게 될 참담한 고통의 예고편이다. 책임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이재명정부와 여당에 있다. 더불어민주당 곽상언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혐오물에 대한 경찰의 불송치 결정을 공개하며 형사소송법 재개정을 촉구했다. 당정은 늦지 않게 형소법 재개정을 포함한 가시적인 보완대책을 세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