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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2차 공공기관 이전, 나눠 먹기 대신 국가경쟁력이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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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산업은행 본점 옆 의사당대로에서 한국산업은행지부, 기업은행지부, 한국수출입은행지부가 주최한 국책은행 지방이전 저지 총력투쟁 결의대회에서 류장희(왼쪽부터) 기업은행지부 위원장, 정은주 수출입은행지부 위원장, 김현준 한국산업은행지부 위원장이 깃발을 흔들고 있다. 2026.08.11.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산업은행 본점 옆 의사당대로에서 한국산업은행지부, 기업은행지부, 한국수출입은행지부가 주최한 국책은행 지방이전 저지 총력투쟁 결의대회에서 류장희(왼쪽부터) 기업은행지부 위원장, 정은주 수출입은행지부 위원장, 김현준 한국산업은행지부 위원장이 깃발을 흔들고 있다. 2026.08.11. 20hwan@newsis.com

2차 공공기관 이전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정부는 이번 주 국무회의에서 중앙행정기관 2차 지방이전 방안을 상정, 심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산하·유관 공공기관 350곳의 이전도 속도가 붙게 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등이 세종으로 옮기고 산업·기업·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들조차 이전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벌써 후폭풍이 거세다. 금융노조는 지방이전 강행 때 총파업을 예고했고 알짜기관을 둘러싼 지방자치단체의 유치전도 과열·혼탁양상을 빚고 있다.

2019년 마무리된 1차 공공기관 이전은 153곳이 지방으로 옮겨갔지만 효과가 신통치 않았다. 전국 10개 혁신도시의 이전 전후 경제지표를 들여다봤더니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고 2023년부터 혁신도시인구가 수도권으로 순유출되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기관당 900억원 가까이 들여 이전했지만 ‘나눠 먹기’식으로 쪼개다 보니 별 실익 없이 혈세만 축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이런 시행착오가 반복돼서는 곤란하다.

정부가 이번엔 ‘집중·집적화’를 통한 시너지 창출을 강조한 것은 맞는 방향이다. 하지만 금융정책·감독기관과 국책은행을 지방 곳곳에 흩어 놓는 게 이 원칙에 부합하는지 의문이다. 이전 강행 때 시장 대응력과 업무 효율성에 공백이 생기고 인재 이탈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정부도 자본시장 인프라가 밀집한 서울 여의도를 국제금융허브로, 용산은 국제비즈니스 허브로 키우겠다고 하지 않았나. 국책은행 노조의 반발을 조직 이기주의로만 치부할 게 아니라 정책기능과 금융산업 경쟁력 등을 면밀히 살펴보는 게 먼저다. 수도권에 남는 것이 합리적이거나 균형발전 효과가 미미한 기관까지 무리하게 내려보낼 이유는 없다.

수도권 집중 완화와 균형발전은 지방에 단순히 공공기관 간판을 옮긴다고 될 일이 아니다. 국가 산업정책의 큰 틀에서 기관의 기능과 지역의 기존 산업 및 인프라, 관련 기업 및 연구기반의 연계 가능성 등을 정교하게 따져봐야 한다. 이전 기관이 지역에 제대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교통, 교육, 주거, 의료 등 정주요건 개선도 빼놓을 수 없다. 무리한 속도전이나 정치 셈법에만 집착하다가는 경제를 망치고 지역 갈등만 증폭시킬 수 있다. 공공기관 이전은 긴 호흡으로 지역 상생과 국가경쟁력을 함께 높이는 방향으로 추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