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박균택 의원(초선·전남광주 광산갑)은 산업스파이법 발의를 결심한 계기로 “광주 군 공항 이전과 호남 반도체 산업단지 조성 추진”을 들며 “그곳에서 만들어질 핵심기술과 인재를 지킬 제도를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박 의원은 “기술이 해외로 완전히 넘어간 뒤 유출자를 처벌하는 것만으로는 기업의 피해와 국가적 손실을 되돌릴 수 없다”며 “기술 유출 징후를 조기 포착하고 전문 수사인력이 신속 대응해 추가 유출을 막는 국가적 기술보호 체계가 필요하다는 절박감이 들었다”고 했다. 그를 지난 20일 국회에서 만났다.
―지금 이 법이 우리에게 필요한 이유는.
“첨단기술 유출은 이미 개별 기업 피해를 넘어 국가공급망과 경제안보를 위협하는 수준이다. 핵심기술 해외 유출 적발 건수는 2021년 9건에서 지난해 33건으로 증가했다. 최근 5년간 103건에 달한다. 2020년 이후 국가경제 피해액은 약 23조원으로 추산된다. 반도체·베터리·자동차 등 첨단기술이 해외로 넘어가면 국내 생산기반과 일자리, 후속 연구·개발 역량까지 약화될 수 있다. 외국 정부·법인 등의 이익을 위한 조직적 기술 탈취에 대응하고, 기술이 국경을 넘기 전에 추가 유출을 막을 법적 기반이 필요하다.”
―산업기술보호법 등 기존 관련법이 있는데.
“기존 법률로는 초국경적·조직적 산업스파이 범죄에 통합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 보호 대상이 어떤 법률에 지정됐는지에 따라 처벌 수준이 다르고, 외국 정부 등이 배후에 있는 경제간첩 행위와 개인 차원의 기술 유출을 충분히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 방첩 활동과 국제공조, 경제간첩죄에 대한 장기 공소시효, 피해기업의 수사·재판 참여 등 필요한 절차도 여러 법률에 분산돼 있거나 충분치 않다. 기존 법률의 공백을 국가안보 차원의 특별법으로 보완할 필요가 있다.”
―일부에선 ‘간첩’ 표현에 여전히 과거 독재 때를 떠올린다.
“과거의 흑역사가 있다 보니 의혹을 가질 순 있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선 이 법이 남용돼 인권 침해 등 부작용이 일어날 일은 극히 드물 것이다. 경제안보 수호에 기여할 법이기 때문에 우려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산업스파이법 제정 시 기존 관련법의 재정비가 필요한가.
“특별법이 제정된다 해서 기존 기술보호 법률을 전면 폐지하거나 재편할 필요는 없다. 산업기술보호법, 부정경쟁방지법 등은 기술의 지정·관리와 보호조치, 일반적인 기술·영업비밀 침해에 계속 적용된다. 특별법은 국가핵심산업정보를 외국 세력의 이익을 위해 침해하거나 국외에서 사용될 것을 알면서 침해한 범죄에 우선 적용된다.”
―산업스파이법 제정 시 기대효과는.
“기술 유출 대응의 중심을 사후처벌에서 조기차단으로 바꾸는 것이다. 범죄의 배후와 수익까지 끝까지 추적해 기술탈취의 경제적 유인도 차단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는 기업이 안심하고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대한민국의 핵심기술과 산업경쟁력을 지킬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