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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도 '가성비 시대', 앤트로픽 페이블5 비싼 값에 '찬밥'... AI 경쟁 판도 바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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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사용이 점점 일반화되며 사용 행태에도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몇 년간 AI를 활용해온 기업이나 개인들이 자신의 용도에 비해 능력이 과도하게 뛰어난 최고모델 대신 필요에 맞는 ‘가성비’ 모델을 찾기 시작한 것이다. 심지어 갓 출시돼 화제를 모은 강력한 최신 AI 모델이 비싼 가격에 ‘찬밥’ 신세가 되기에 이르렀다.

 

23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결제 서비스업체 램프가 7만개 기업 지출 데이터를 분석한 자료를 인용해 앤트로픽의 최신 모델 페이블5의 수요가 출시 두달이 지나도록 정체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업들이 페이블5에 지출한 금액이 여전히 앤트로픽 전체 모델 중 11% 비중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다. FT는 “이는 기업 사용자들이 가장 강력한 모델들을 기본모델로 선택하는 기존 패턴을 깨는 변화”라고 짚었다.

 

앤트로픽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앤트로픽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페이블5의 부진은 높은 가격과 기존 모델의 충분한 성능이 첫 손에 꼽힌다. AI를 업무에 상당 시간 활용하며 자사에 ‘필요한 수준’을 파악한 기업들이 최신모델 대신 저가 모델을 선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AI 시장에서 성능만큼 가격이 중요한 경쟁 요소가 됐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미 AI 빅테크들은 시장의 변화를 감지하고 가격 경쟁을 본격화한 상태다. AI 경쟁을 선도하다 앤트로픽에 주도권을 내준 오픈AI는 페이블의 반값인 AI 모델 ‘솔’을 내놨고, 솔은 저렴한 가격에 힘입어 이미 페이블의 강력한 대항마로 자리매김한 상태다. 페이블보다 상대적으로 저가형인 앤트로픽의 오프스5도 지난 7월말 출시 이후 기업 지출 측면에서 페이블5를 넘어섰다.

 

게다가 기업들은 새로운 모델이 나올 때마다 기업들이 이용 모델과 비용 지출처를 주저없이 바꾸고 있다. 이에 기업용 AI 시장에서는 특정 고객사의 매출 기반이 장기간 고정될 것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고객의 선택을 계속 받기 위해 AI 기업들이 더 지속적으로 가격을 내려야한다는 것이다.

 

FT는 이런 변화가 지속된다면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개발비 대부분을 더 크고 정교한 모델 훈련에 쏟아부어 온 AI 개발사들의 비즈니스 모델이 근본적으로 바뀔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앤트로픽에 10억달러를 투자한 벤처캐피털 액셀의 파트너 마일스 클레멘츠는 “대부분의 사람은 최첨단 모델을 활용할 필요가 없다”며 고객들이 첨단 모델만 선택하던 시기는 “지속 가능한 것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질병 치료처럼 기업의 가장 야심 찬 약속을 실현하고 최고의 연구자들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AI 성능의 획기적인 발전이 여전히 필수적지만 최첨단 모델들은 점점 더 단지 기술력을 보여주는 쇼케이스가 될 것이라고 클레멘츠는 예측했다.

 

글로벌 경제를 이끌어온 AI 경쟁의 양상에도 변화가 생길 수밖에 없다. ‘가성비’가 소비자들의 AI 모델 선택에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는만큼 AI 개발사들도 더 강력한 성능을 위한 무분별한 투자를 자제하고 투자와 개발의 속도를 조절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