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을 앞두고 러시아의 미사일 공세 강화가 예상되면서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기 위한 서방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부족한 방공미사일을 보충하기 위해 한국의 요격미사일까지 활용하자는 주장이 나왔고, 영국은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미사일 현지 조립을 지원하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부통령을 지낸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미 CNN방송에 출연해 “한국은 매우 정교한 요격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재명 대통령이 한 걸음 더 나아가 해당 요격미사일을 미국에 제공해 중동이나 우크라이나에 배치하도록 하거나, 같은 일을 할 수 있는 유럽 동맹국에 제공할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직접 제공하는 대신 미국에 요격미사일을 넘기고, 미국이 이를 재배치하는 방식으로 지원할 수 있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9일 공개된 인터뷰에서 “방공체계에서 한국의 지원을 받고 싶다”고 밝혔다. 이에 정부는 살상무기를 직접 제공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 중이다.
펜스 전 부통령이 이 같은 방안을 거론한 것은 우크라이나의 방공미사일 부족이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 중인 그는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난 사실을 전하며 우크라이나가 “겨울을 앞두고 심각한 취약성에 놓였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별개로 유럽국들은 우크라이나 자체 무기 공급·생산능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앤디 버넘 영국 총리는 취임 후 첫 해외 방문지로 24일 우크라이나 키이우를 찾았다. 우크라이나 독립기념일 35주년에 맞춘 것으로, 버넘 총리는 이날 축사에서 “우크라이나는 유럽 안전을 지키는 최전선의 수호자”라며 “우리는 이 투쟁에서 끝까지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정부는 이번 방문을 계기로 “유럽 방산업체 MBDA가 장거리 순항미사일 스칼프(SCALP)에 들어가는 영국산 부품의 기밀 정보를 공개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고 발표하면서 우크라이나 현지에 스칼프 조립 설비 구축 작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스칼프는 영국의 스톰섀도와 같은 계열의 프랑스산 장거리 미사일로, 양국 기술이 함께 적용됐다.
버넘 총리는 이날 유럽 우크라이나 지원국 협의체인 ‘의지의 연합’ 회의를 주재하고 향후 군사 지원 방안 등을 논의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도 이날 EU가 우크라이나의 방공 시스템에 61억유로(9조8533억원)의 금융 지원을 제공하는 것을 승인하면서, EU는 우크라이나에 “변함없는 지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발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독립기념일 영상 성명을 통해 “1643일간의 전면전이 계속돼 모두에게 힘든 시기”라면서도 “우크라이나는 평화를 쟁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