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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35세가 무슨 노산?”…44세 출산 산부인과 의사의 ‘팩폭’ [의사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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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산모 10명 중 4명이 35세 이상
“아무리 건강해도 난자 나이는 별개”
“늦었다고 포기 말고 검사부터 시작”

“서른여덟인데 주변에서는 아직 젊다고 하거든요. 운동도 꾸준히 하고 건강검진에서도 별문제가 없는데, 임신을 준비하려니 ‘노산’이라는 말이 갑자기 현실적으로 다가오더라고요. 지금 시작해도 괜찮을지 걱정돼요.”

 

진찰을 받고 있는 산모 모습. 게티이미지뱅크
진찰을 받고 있는 산모 모습. 게티이미지뱅크

 

결혼을 앞두고 임신을 준비 중인 직장인 A(37)씨의 고민이다. 요즘 30대 후반은 스스로를 ‘나이 들었다’고 느끼기 어려운 나이다. 건강관리를 꾸준히 해왔다면 더 그렇다. 그런데 산부인과에서는 여전히 만 35세 이상 임신을 ‘고령 임신’으로 분류한다.

 

결혼과 출산 연령이 높아지면서 A씨 같은 고민도 더 이상 드문 일이 아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35세 이상인 고령 산모에게서 태어난 출생아 비중은 37.3%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산모 10명 중 4명 가까이가 의학적으로 ‘고령 임신’에 해당하는 셈이다.

 

평균 결혼·출산 연령이 높아지고 30대 후반에도 건강을 유지하는 사람이 많아진 지금도 ‘35세부터 노산’이라는 기준은 여전히 유효한 걸까.

 

 

유정현 분당제생병원 산부인과 과장은 세계일보 유튜브 <의사소통>에서 “우리가 아무리 의학이 발달해도 난자를 젊게 만들 방법은 아직 없다”며 “35세를 기준으로 태아의 염색체 이상과 임신 중 합병증 위험이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나기 때문에 여전히 이 기준을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물론 35세가 되는 순간 임신이 갑자기 위험해지는 것은 아니다. 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35세 이후에도 자연임신과 건강한 출산은 충분히 가능하다. 의료기술의 발전으로 고령 임신에 따른 위험을 조기에 발견하고 관리할 수 있는 여건도 나아졌다.

 

그렇다고 나이에 따른 위험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나이가 들수록 난자가 노화하면서 태아의 염색체 이상과 유산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산모가 감당해야 할 위험도 커진다. 임신하면 혈액량이 늘어나고 호르몬 환경도 크게 달라지는데, 고령 산모의 경우 이 과정에서 임신성 고혈압이나 당뇨 등 합병증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임신을 계획하고 있다면 자신의 건강 상태와 가임력을 미리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35세 이상 여성은 임신을 시도한 지 6개월이 지나도 임신이 되지 않는다면 난임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부부가 함께 검사하면 빠른 시일 안에 난임의 원인과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평소 건강검진을 받지 않았거나 검진 후 오랜 시간이 지났다면 임신 전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점검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유 과장도 만 42세에 결혼해 44세에 아이를 출산한 ‘고령 산모’였다. 산부인과 의사였던 그에게도 임신 과정은 쉽지 않았다. 결혼 후 인공수정과 시험관 아기 시술을 여러 차례 시도하다 치료를 잠시 쉬던 중 자연임신에 성공했다.

 

유 과장은 “제가 산부인과 의사이고 시험관 아기 시술도 직접 해봤기 때문에 쉽게 할 줄 알았다”며 “그런데 막상 환자가 되니 똑같더라. 임신이 안 되면 실망하고 다시 기대하고 또 실망하는 과정에서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고령 임신에 성공한 뒤에는 ‘혹시 잘못될까’하는 걱정에 활동을 지나치게 줄이기 쉽지만, 건강한 산모라면 적절한 운동을 이어가는 것이 좋다.

 

지난해 35세 이상인 고령 산모에게서 태어난 출생아 비중은 37.3%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35세 이상인 고령 산모에게서 태어난 출생아 비중은 37.3%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출혈이나 조산 위험 등으로 의료진이 안정을 권고한 경우가 아니라면 임신 중에도 꾸준히 몸을 움직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유 과장 역시 임신 당시 주 2~3회 수영을 하며 근육과 체력을 관리했다.

 

다만 임신 중 운동은 산모의 건강 상태에 맞게 해야 한다. 운동 중 심하게 숨이 차거나 배 당김, 어지러움 등 이상 증상이 나타난다면 즉시 중단하고 휴식을 취해야 한다.

 

고령 임신이라고 무조건 제왕절개를 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유 과장은 “출산을 하려면 골반뼈가 벌어져야 하는데 나이가 들수록 산도가 벌어지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며 “40대에도 자연분만을 하는 분들이 있는 만큼 지레 겁먹고 포기하기보다 시도할 수 있다면 해보되 무리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결국 고령 임신에서 중요한 것은 자신의 몸 상태를 정확히 확인하고 그에 맞는 준비를 시작하는 것이다.

 

“임신을 하고 싶은데 나이가 많다 보니 막상 어떻게 준비하고 뭘 해야 할지 막막해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두려워하지 마시고 산부인과에 가서 검사부터 받아보세요. 요즘은 의료기술이 많이 발전했습니다. 본인에게 맞는 방법을 찾는 것이 먼저입니다. 할 수 있습니다.”

 

고령 임신의 기준과 위험부터 난임 시술, 임신 중 운동과 출산 방법 등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세계일보 유튜브 <의사소통>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