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광산구 월곡동에 거주하는 인도 출신 김사라(36)씨는 16년 전 한국 땅을 처음 밟았던 순간을 이렇게 회상했다. 2010년 한국인 남편(김창식 목사·시인)과 결혼해 슬하에 세 자녀를 둔 그는 이제 도움을 받는 대상을 넘어, 지역 이주민들의 정착을 돕는 ‘민간 외교관’이자 봉사활동가로 활약하고 있다.
한국 생활 초기 언어 장벽으로 고통받던 사라씨를 이끈 것은 광산구와 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한국어 교육 프로그램이었다. 체계적인 배움을 통해 적응을 마친 그는 인도인 출신 자모회를 시작으로 활동 폭을 넓혀 현재는 아프리카·미국·중국 등 다양한 국적의 이주민들과 어울려 지역사회 봉사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최근에는 15~16명의 이주민 친구들과 뜻을 모아 지역 내 도움이 필요한 농촌 교회를 찾고 있다. 시간이 날 때마다 틈틈이 실내 도배와 페인트칠을 하고 외부에는 대나무 담장을 설치했다. 이주민이 도움만 받는 시혜 대상이 아닌 지역공동체 일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사라씨는 2021년부터 광산구 외국인 주민 명예통장단에 위촉돼 5년째 활동하고 있다. 외국인주민 명예통장은 광산구가 2013년 전국 최초로 시행한 제도로, 급증하는 이주민과의 양방향 소통 및 지역사회 안착을 돕는 다리 역할을 한다.
사라씨는 “명예통장으로 활동하며 한 달에 한 번씩 구청장과의 만남을 통해 이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현장 지원책을 전달하고 있다”며 “구청에서 외국인을 대상으로 안내하는 주요 행정과 방역, 기부 캠페인 등을 다국어로 번역해 이주민들에게 널리 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사라씨는 현장에서 접하는 이주민 이웃들의 남모를 그늘과 제도적 한계에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특히 체류자격이나 건강보험이 없어 필수 의료 혜택에서 소외된 임신·출산 외국인 여성의 현실을 가장 시급한 문제로 꼽았다.
사라씨는 “아프리카 출신의 한 임신 여성은 남편이 야간 근로를 하고 어린 자녀가 초등학교에 다니지만 건강보험 혜택을 받지 못해 출산과 수술비로만 600만원에 가까운 돈을 부담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놓여 있다”고 전했다. 그는 “최소한 임신과 출산 등 생명과 직결된 영역만큼은 자녀의 건강권을 위해서라도 최소한의 의료비 지원 제도가 마련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