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9학년도 입학생부터는 국가가 지정한 대학에서 응급구조학을 전공해야 1급 응급구조사 국가시험을 볼 수 있다.
보건복지부는 앞선 24일 ‘2029학년도 1급 응급구조사 양성대학 지정심사’ 제도 시행을 위한 절차를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정부가 2023년 정원 운영을 자율화한 뒤 3년 만에 32곳이 늘어난 학과에, 이번에는 정부가 다시 문턱을 세우는 셈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응급구조(학)과는 2023년 39개소에서 2026년 71개소로 늘었다. 3년 새 32곳, 82.1%가 불어난 규모로 일반대학교 34개소와 전문대학 37개소로 갈린다.
복지부는 이런 증가가 2023년 대학의 응급구조학과 정원 운영이 자율화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성 교육의 질을 국가 차원에서 담보하기 위해 2024년 1월 개정된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에 지정제 근거가 마련됐다.
1급은 이름만 다른 등급이 아니다. 1급 응급구조사의 업무범위는 2025년 1월1일부터 14종에서 19종으로 늘었다. 현장에서 환자 몸에 직접 손을 대는 범위가 그만큼 넓어졌다.
응급구조(학)과는 오랫동안 정원이 묶여 있던 학과였다. 의료인과 같은 기준을 적용받아 15년 넘게 정원 통제를 받았고, 2022년까지도 교육부는 공문으로 이 학과를 정원 규제 대상에 포함해 관리했다.
반발은 곧바로 나왔다.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응급구조사협회, 전국응급구조과교수협의회는 사전 협의 없는 결정이라며 행정착오라고 규탄했다.
교육의 질을 담보하지 못한 학과가 난립하면 국민 생명이 위협받는다는 것이었다. 일부 대학에서는 학생들이 수업 거부를 검토하는 움직임까지 있었다.
3년이 지나 정부는 정원이 아니라 교육 여건을 재는 쪽으로 관리 방식을 바꿔 다시 개입한다. 정부는 이번 지정심사가 교원과 실습장비를 들여다본다.
지정심사는 △ 교육과목 △ 인력 △ 교육시설 및 장비 세 영역으로 짜인다. 교육과목에서는 교과목 구성과 기준 학점, 실습교육 운영을 보고, 인력에서는 교원과 조교 확보를 확인한다.
교육시설 및 장비에서는 학생이 실제 응급의료 현장에 대응할 수 있는 실습환경과 장비를 갖췄는지 점검한다. 제출 자료만 보는 것이 아니라 대학별 현장심사로 실제 운영 상황을 함께 확인한다.
일정은 이미 시작됐다. 복지부와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는 25일 서울 세브란스병원 윤인배홀에서, 27일 대전 한남대학교 서의필홀에서 각각 200명 내외 규모로 설명회를 연다. 관련 학과 교수 대상 설명회는 지난 21일 열렸다.
9월에는 시범 지정심사 계획이 공고되고 10∼12월 신청한 10개 대학을 대상으로 시범심사와 맞춤형 컨설팅이 진행된다. 시범심사에서 시설 또는 장비 영역을 충족한 기관은 정규 심사 때 해당 영역 심사를 면제받는다.
정규 심사는 올해 말 계획 공고와 신청 접수로 시작해 2027년 3∼6월 현장심사, 7월 결과 통보, 8월 이의신청과 이의심의를 거친다. 기준을 일부 채우지 못한 대학은 2027년 9월 공고되는 보완지정심사로 한 차례 더 기회를 얻는다. 최종 지정 결과는 2028년 4월 공지된다.
지정받지 못한 대학에서 응급구조학을 전공하면 졸업해도 1급 국가시험에 응시할 수 없다.
손영래 지역필수공공의료실장은 “지정제도는 응급구조사 양성교육의 질과 실무역량을 국가가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것이다”라며 “설명회와 시범 지정심사 등을 통해 대학의 준비를 적극 지원하고, 시행 이후에도 지속적인 관리로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응급구조사 양성체계를 구축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복지부는 최초 지정으로 제도를 끝내지 않고 지정 기준 준수 여부와 교육환경을 계속 점검할 계획이다. 재지정과 조건부 지정 등 사후 관리를 위한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개정도 함께 추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