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처음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앤디 버넘 신임 영국 총리가 기타 연주 실력을 뽐내 눈길을 끈다. 버넘은 “음악이 군대의 사기를 북돋울 수 있다”고 말했다.
24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버넘은 이날 35주년 독립기념일을 맞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찾았다. 우크라이나는 냉전 종식과 소련(현 러시아) 해체 직후인 1991년 8월24일 독립국이 되었다. 지난 7월 취임한 버넘이 영국 국내를 벗어나 외국에 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통령궁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만난 버넘은 “영국은 계속해서 우크라이나 방어를 도울 것”이라고 굳게 약속했다. 2022년 2월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쟁이 발발한 뒤 영국은 서방 국가들 중에서도 가장 전폭적으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해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그런 영국을 겨냥해 “우크라이나에 미사일 기술을 제공함으로써 전쟁을 장기화시키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토로한 바 있다.
버넘은 이번 전쟁을 제2차 세계대전(1939∼1945)과 비교하기도 했다. 2차대전 당시 영국을 중심으로 한 연합국이 나치 독일의 서유럽 침략에 맞서 싸운 것처럼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뒤에도 영국 등 동맹국들이 버티고 있다는 뜻이다. 러시아를 나치 독일, 푸틴을 아돌프 히틀러 전 독일 총통에 각각 비유한 셈이다.
젤렌스키와의 정상회담을 마친 버넘은 방탄 및 방음 기능을 갖춘 특수 차량을 타고 이동하던 중 그를 경호하는 우크라이나 병사들을 위해 영국 유명 록밴드 ‘더 스미스’의 곡을 틀었다. 그러면서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는 노래에 맞춰 잠시 기타를 연주했다. 버넘은 “음악이 우크라이나 최전선을 지키는 장병들 사기를 북돋울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5월 러시아의 공습으로 파괴된 키이우 시내 쇼핑 센터를 찾아 시민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리며 셀카를 찍기도 했다.
지난 7월20일 버킹엄궁에 들어가 찰스 3세 국왕을 알현하는 것으로 총리직 수행을 시작한 버넘은 취임 후 1개월이 지나면서 본격적인 외교 행보에 시동을 걸고 있다. 이날 우크라이나 방문에 이어 오는 9월에는 미국에 가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영·미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버넘이 트럼프와 만난 자리에서 우크라이나 안보에 꼭 필요한 군사 지원을 주제로 의견을 나눌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