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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큰 성인, 왜 굳이 신고?”…장미란씨 가족 또 울린 노원서 경찰

장씨 사촌동생, 서울서 2차 실종 신고
담당경찰 “직계가족도 아닌데 왜 굳이”
노원서 “신고 진위 파악 중 오해” 해명

제주에서 실종된 뒤 숨진 채 발견된 장미란(37)씨 사촌동생이 두 달 만에 서울에서 2차 실종신고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도 미온적인 경찰 대응을 겪은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실종 104일 만에 장미란(왼쪽)씨의 시신이 발견된 제주시 한림읍 현장 인근에 25일 폴리스라인이 쳐져 있다. 장씨 가족 제공·뉴스1
실종 104일 만에 장미란(왼쪽)씨의 시신이 발견된 제주시 한림읍 현장 인근에 25일 폴리스라인이 쳐져 있다. 장씨 가족 제공·뉴스1

 

25일 서울 노원경찰서 등에 따르면 장씨의 사촌동생 A씨는 지난달 19일 오후 3시50분쯤 노원서를 찾아 실종신고를 했다. 장씨의 행방이 두 달 가까이 확인되지 않자 사촌동생이 자택 근처 경찰서를 찾아 재신고에 나선 것이다. 노원서는 26분 뒤인 오후 4시16분 사건을 접수했고, 오후 5시3분 관할인 제주서부경찰서로 이첩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홀대 논란이 불거졌다. 노원서 담당 경찰관은 A씨에게 “다 큰 성인인데 그냥 가출한 거 아니냐”, “왜 굳이 직계가족도 아닌 친척 언니를 신고하러 왔느냐”, “아직 실종자가 발견되지 않은 게 좋은 소식이다. 안 좋은 일이 일어난 거면 진작 발견됐을 것” 등의 발언을 했고, 이에 가족 측이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노원서 측은 “상담하는 동안 기존 신고 접수 여부를 확인했고, 신고자와 실종자의 직계존속과 전화연결을 통해 신고 의사를 확인했다”고 해명했다. 또 “이미 종결된 사건이라 신고 진위가 어떻게 되는지 등을 판단하는 과정에서 그런 질문을 한 것인데 오해를 일으킨 것 같다”고 했다. 당시 노원서는 장씨에 대한 실종신고가 이뤄진 뒤 제주서부경찰서에서 ‘장씨와 연락이 닿았다’는 이유로 사건을 종결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한다.

경찰이 지난 24일 제주시 한림읍 수원리의 한 야자수농장에서 수개월 전 실종됐던 장미란씨 시신을 발견해 현장 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제주=연합뉴스
경찰이 지난 24일 제주시 한림읍 수원리의 한 야자수농장에서 수개월 전 실종됐던 장미란씨 시신을 발견해 현장 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제주=연합뉴스

 

장씨는 지난 5월12일 밤 10시15분쯤 제주 자택을 나선 뒤 연락이 끊겼다. 실종 신고는 사흘 뒤인 15일 오후 6시43분쯤 접수됐지만, 제주서부서 부 모 경장은 신고 2시간33분 만인 오후 9시16분쯤 사건을 종결했다. 당시 관할 파출소는 장씨 휴대전화 위치를 토대로 한림항 일대를 수색하고 있었지만, 부 경장이 “장씨와 연락이 닿았다”고 신고자에게 알리고 허위로 사건을 종료하며 수색이 중단됐다.

 

부 경장의 허위 보고와 사건 종결로 2차 신고 이후로도 한 달여 동안 본격적인 수색은 이뤄지지 못했다. 부 경장은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에 등록된 장씨 관련 관리목록 자료도 사건 종결과 함께 삭제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부 경장이 같은 방식으로 종결 처리한 것으로 의심되는 신고가 10여 건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전수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 중 지난달 접수된 60대 남성 실종 신고도 부 경장이 허위 종결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남성은 지난 22일 숨진 채 발견됐다.

장미란씨 사건을 허위 종결한 혐의로 긴급체포된 부 모 경장이 지난 24일 제주지방법원에서 체포적부심 심사를 받고 나오고 있다. 제주=뉴스1
장미란씨 사건을 허위 종결한 혐의로 긴급체포된 부 모 경장이 지난 24일 제주지방법원에서 체포적부심 심사를 받고 나오고 있다. 제주=뉴스1

 

경찰은 전날 오전 10시46분쯤 제주시 한림읍의 한 야자수농장에서 장씨로 추정되는 여성 시신을 발견했다. 지난 5월 12일 실종 이후 104일 만이다.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으며, 경찰은 정밀 감식을 통해 정확한 신원과 사인을 규명할 예정이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전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장씨 추정 시신에서 아직 타살을 의심할 만한 흔적은 없다”며 “제주경찰청장에게 보고받은 바로는 목을 매 숨진 것으로 추정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