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경기대회 400m 결승에서 우승한 로봇이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싼 듯한 독특한 자세로 달려 화제를 모았다. 개발사는 이 자세가 로봇 스스로 학습을 통해 찾아낸 것이라고 밝혔다.
24일(현지시간) 중국 매체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베이징에 본사를 둔 엑스휴머노이드(X-Humanoid)가 만든 휴머노이드 로봇 '톈쿵 옴니(TienKung Omni)'는 지난 일요일 열린 400m 소그룹 결승에서 45초66의 기록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인간 단거리 선수처럼 팔을 앞뒤로 흔드는 대신, 무게중심을 앞으로 쏠리게 한 채 팔을 얼굴 가까이 들어올려 좌우로 크게 흔들며 뛰는 모습을 보였다. 마치 수줍은 사람이 손으로 얼굴을 가리는 듯한 자세라는 평이 나왔다.
하지만 이 자세는 개발사가 애초 의도한 결과물이 아니었다. 엑스휴머노이드에서 동작 제어 알고리즘을 담당하는 연구원은 글로벌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인간처럼 팔을 흔드는 동작을 중심으로 톈쿵 옴니의 걸음걸이를 설계했다"고 밝혔다. 모의 학습 환경에서 팀이 반복해서 보상을 주고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로봇이 스스로 더 적합한 자세를 찾아냈다는 설명이다. 한 연구원은 "이 자세가 더 편안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유는 물리적 제약 때문이라고 한다. 팔을 빠르게 휘두르면 어깨 관절에 부하가 커지면서 열이 나고 에너지 소비도 늘어, 결국 400m를 완주하지 못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손을 얼굴 가까이 두고 달리면 다리 힘은 유지하면서 팔에 걸리는 부하를 줄여 더 빠르게 거리를 완주할 수 있다고 한다.
거리에 따라 고려할 점도 다르다고 한 연구원은 덧붙였다. 하프마라톤 같은 장거리 경기에서는 장시간 주행 뒤 고관절에서 나는 열을 얼마나 잘 내보내느냐가 중요하다. 반면 100m나 400m 같은 단거리에서는 고관절 과부하 문제는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한 연구원은 다음 과제로 트랙을 벗어난 복잡한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꼽았다. 그는 "획기적인 발전이 이루어지면 곧 여러 분야에서 예상치 못한 활용 사례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오전 열린 단체 400m 결승에서는 같은 회사의 로봇 '톈쿵 울트라'가 38초15로 금메달을 따냈다. 이는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 웨이드 반 니커크가 세운 남자 400m 세계기록 43초03보다 빠른 기록이다. 해당 세계기록은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깨지지 않고 있다.
이런 차이는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의 발전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를 보여준다. 지난해 열린 첫 대회에서 400m 우승 기록은 1분28초03로, 이번 기록보다 거의 50초나 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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