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세청이 세금 회피 목적으로 부동산 보유율을 허위로 낮춰 신고했는데도 이를 적발하지 않아 수백억원 규모로 추정되는 세금을 덜 걷고, 부당이득에 대한 증여세 부과를 누락해 걷어야 할 세금을 걷지 않는 등 세정업무 기강 해이가 도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감사원에 따르면 인천국세청은 양도세 누진세율을 회피하려고 부동산 보유비율이 50% 미만인 것처럼 허위신고한 레미콘 제조·판매회사에 대한 별도 조치 없이 양도세 249억원을 덜 걷은 것으로 추정됐다. 조사 결과 레미콘 제조·판매사인 A사와 B사의 과점주주 7명은 2023년 두 회사 지분 100%를 C사에 직간접 매각한 뒤 2024년 1월 25%의 단일세율을 적용해 양도세 신고를 했다. 이 과정에서 과점주주들은 외상매출금을 과다계상하는 수법으로 자산총액을 부풀려 부동산 보유비율이 50% 미만인 것처럼 조작했다.
소득세법상 자산총액 중 부동산 비율이 50% 이상인 부동산 과다보유 법인의 과점주주가 발행주식 50% 이상을 양도하는 경우 6∼45%의 누진세율 적용 대상인데 이를 회피하려 한 것이다. 당초 A·B사의 부동산 보유비율은 각각 56.8%, 67.1%였다. 그런데 과점주주들의 ‘작업’을 거쳐 각각 49.7%와 49.1%로 하향 조정됐다. 누진세 적용 기준인 50%를 가까스로 밑도는 수준으로 낮춘 것이다.
이와 관련, 인천국세청은 2024년 8월 부동산 보유비율 계산 근거자료 등 해명자료를 요구했지만, 과점주주들은 불충분한 자료 제출로 ‘버티기’를 했다고 한다. 그런데도 인천국세청은 지난해 11월까지 추가 제출 요구나 세무조사 등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사실상 손 놓고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부당이득에 대한 증여세 부과를 누락해 세수 확보 기회도 날렸다. 인천국세청은 2021∼2022년 아버지의 회사에서 250억원을 무상대여받은 다른 회사 지배주주 D씨 등이 증여세 2억5000만원을 신고·납부하지 않고 있는데도 지난해까지 별다른 조치는커녕 검토조차 하지 않고 있었다. 친인척 소유 업체 주식을 시세보다 비싸게 사들이는 수법으로 40억원 이상의 부당이득을 몰아준 사례를 확인하고도 법인세만 부과했을 뿐 증여세 11억원 부과 여부는 검토 없이 조사 종결 처리했다.
과세권을 남용해 덜 걷을 세금은 더 걷고, 환급해야 할 세금은 덜 주기도 했다. 인천국세청은 E사의 비상장주식 상속인이 관련 규정에 따라 부동산 보유비율이 77.3%라고 정상신고했는데도 지난해 7월 근거 없이 부동산 비율을 84.4%로 올려 잡았다. 그러고선 상속세 6억9000만원을 과다 부과했다. F사는 2024년 3월 3개 사업연도 법인세 환급을 신청하면서 법인세법에 따르지 않고 통상적 세무조정방식으로 계산해 공제율을 낮춰 산정했다. 이는 F사에게 불리한 산정방식이었다. 인천국세청은 이를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그대로 인정해 해당 업체가 14억3000만원 상당 법인세를 더 환급받을 기회를 놓쳤다.
이 밖에 인천국세청 관할 부평세무서는 업무 부주의로 10억7000만원에 달하는 법인세를 부당환급했고, 파주세무서 등 6개 세무서는 13억5000만원 상당 통고처분을 하지 못하게 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인천국세청에 감사 지적사항을 바로잡을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하고, 관련자들에게는 주의 조치하라고 요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