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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팔팔 끓어”… 폭염 덮친 남해안, 양식장 집단 폐사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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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모든 해역 ‘고수온 경보’ 발령
하루 평균 수온 28.5도 ‘역대 최고’
우럭 등 어류 110만여마리 떼죽음
생존율 높이려 ‘치어 긴급 방류’도
“최악 피해 우려에 잠 못 이뤄” 토로
“가뭄에 폭우까지 겨우 견뎌냈는데, 이제는 바다가 팔팔 끓어오르니 어찌 해볼 도리가 없습니다.”


25일 경남 통영시 산양읍 인근의 한 해상가두리 양식장. 펄펄 끓어오르는 바다 위에서 연신 뜰채질을 하던 어민 김모씨 속은 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었다. 지난 광복절(8월15일) 연휴 기간 극심한 수해를 입었던 남해안 연안에 또다시 ‘찜통 폭염’이 덮치면서 남해안 양식장은 그야말로 거대한 ‘온탕’으로 변해 버렸다.

한 가두리 양식장에서 어민들이 고수온으로 폐사한 어류를 건져내고 있다. 연합뉴스
한 가두리 양식장에서 어민들이 고수온으로 폐사한 어류를 건져내고 있다. 연합뉴스

경남도 등에 따르면 현재 경남 전 해역에 ‘고수온 경보’가 발령됐다. 고수온 위기 경보 역시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가 가동 중이다. 24일 기준 경남 남해안 연안의 하루 평균 수온은 28.5도로, 이는 역대 최악의 고수온 피해를 기록했던 2024년의 같은 날 수온(27.6도)마저 넘어선 수치다.

바다가 급격히 뜨거워지면서 양식 어류의 집단 폐사가 속출하고 있다. 24일 기준 도내 44개 어가에서 누적 110만5000마리의 양식 어류가 폐사했다. 조피볼락(우럭)의 경우 90만1000마리가 폐사했는데 이는 전체 양식장 피해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숭어 14만마리, 말쥐치 3만2000마리, 볼락 2만마리, 강도다리 1만3000마리도 고수온을 견디지 못하고 죽어 나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멍게 양식장까지 무너지기 시작했다. 전날 하루에만 6개 어가에서 멍게 95줄(양식 멍게가 붙은 봉줄)이 녹아내리며 멍게가 집단 폐사했다. 단 하루 만에 멍게 폐사로만 4억6822만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하면서 도내 고수온 누적 피해액은 총 18억4241만원으로 치솟았다. 한 어민은 “수해 상처가 가시기 전에 고수온과 적조가 한꺼번에 몰려와 하소연할 곳도 없다”며 “엄청난 피해가 났던 2024년의 악몽이 또다시 되풀이될까 봐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현장 어민들은 양식 생물의 생존율을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해 눈물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다. 어장 안의 밀집도를 낮추기 위해 애지중지 키우던 치어를 바다로 풀어주는 ‘긴급 방류’가 대대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통영, 거제, 고성, 남해 등 경남 도내 110개 어가에서 총 879만마리의 방류를 신청했으며 이미 74개 어가에서 우럭·숭어·말쥐치 등 578만마리를 바다에 풀어줬다. 양식장에서 대량 폐사한 뒤 시체를 처리하고 피해를 조사하는 것보다 미리 방류해 생태계로 돌려보내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다.

어민들의 불안감은 단순한 수온 상승에 그치지 않는다. 최근 집중호우로 육상에서 대량의 영양염류가 바다로 유입된 가운데 연안을 중심으로 유해성 적조까지 기승을 부릴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적조 플랑크톤이 물고기의 아가미에 붙으면 가뜩이나 고수온으로 지친 어류가 빠르게 질식사하게 된다.

경남도는 △고수온 피해 최소화를 위한 양식어류 조기출하 적극 독려 △양식어류 긴급 방류 참여 독려 확대 추진 △양식수산물 재해보험 지원 통한 가입률 확대 등을 통해 도내 고수온 상황에 대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