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외로움 없는 서울 목표… ‘살아갈 이유’ 말해줄 것” [심층기획-닫힌 문 너머]

김홍찬 서울시 돌봄고독정책관

전국 첫 고립·은둔 종합대책 추진
마음편의점 10개월새 6만명 방문
현재 19곳서 연말까지 25곳 확대
하반기 중장년男 커뮤니티 신설도
“외로움 없는 서울의 최종 목표는 ‘당신은 살 이유가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입니다.”

25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만난 김홍찬(사진) 서울시 돌봄고독정책관은 “모든 사람은 힘든 시기가 있다. 그걸 생각하면 고립·은둔에 대해 이해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서울시는 2024년 7월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최초로 돌봄고독정책관을 신설했다. 같은 해 고립·은둔 관련 종합대책 ‘외로움 없는 서울’도 발표했다. 종합대책은 ‘함께 잇다’(외로움 없는 서울), ‘연결 잇다’(고립은둔 없는 서울), ‘소통 잇다’(단절·편견 없는 서울) 3대 전략 아래 고립·은둔 가구 발굴 및 맞춤형 진단 등 7대 핵심과제로 구성된다.

 

고립·은둔 시민 발굴은 물론 진단 및 맞춤형 처방, 재고립·은둔 방지 등 관련 종합대책을 내놓은 광역자치단체는 서울시가 처음이다. 올해 1월 ‘외로움대응과’를 신설한 인천시와 더불어 고립 관련 전담 부서가 있는 곳은 전국 17개 시도에서 서울과 인천뿐이다.

 

서울시에 전담 부서가 생기면서 정책 추진력 강화와 함께 관련 예산도 늘었다.

 

처음 자체 예산을 수립한 지난해 고독 대응과 1년 예산은 759억원이었고, 올해엔 816억원으로 7.5% 늘었다. 1인 가구 지원 사업 역시 지난해 63억9000만원에서 64억7000만원으로 증가했다.

서울시 양천구 신정종합사회복지관에서 고립 가구 발굴을 위해 문고리에 거는 봉투에는 라면·물티슈와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기관들에 대한 안내 용지가 들어있다. 구예지 기자
서울시 양천구 신정종합사회복지관에서 고립 가구 발굴을 위해 문고리에 거는 봉투에는 라면·물티슈와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기관들에 대한 안내 용지가 들어있다. 구예지 기자

최근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사업은 지난해 3월 처음 문을 연 ‘서울마음편의점’이다.

 

서울마음편의점은 외로움과 고독감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편의점에 가듯 들어가서 라면을 끓여 먹고, 사람을 만나거나 상담도 받을 수 있는 공간이다. 운영 10개월 만에 방문객이 6만명에 달할 정도로 시민들 반응이 좋다. 현재 총 19곳이며, 연말까지 25곳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김 정책관은 “마음편의점은 누구나 올 수 있어야 한다”며 “들어가서 방문자 기록을 남기는 등 문턱을 만들어 놓는 게 아니라 필요할 때 언제나 가서 라면 먹고 편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청년층을 겨냥한 마음편의점을 성동구 성수동에 연다. 김 정책관은 “청년들이 어르신들과 함께 있는 것을 어려워하는 만큼 하반기 역점 사업”이라고 덧붙였다.

 

장기적으로는 중장년 남성처럼 현재 고립·은둔 정책에서 소외된 사람들도 포함할 수 있게 대상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김 정책관은 “40~50대 남성이 사회적으로는 취약계층으로 분류되지 않지만 ‘보통’ 기준에서 벗어난 사람들은 한없이 힘들다”며 “이들에 대한 정부 차원 정책이 부족한 만큼 이를 확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시 차원에서 연령대별로 ‘핀셋’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서울시는 새롭게 문을 여는 서울마음편의점을 포함해 총 10곳에 ‘중장년 남성 대상’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하반기 중 신설한다. 중장년 남성들이 흥미를 갖는 목공예, 원예, 반찬 만들기 등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사회적 관계 형성도 도울 예정이다. 김 정책관은 “중장년 남성의 자살률과 고립사 비율이 높다”며 “이들이 고립·은둔에 빠지지 않게 만드는 것이 스스로 목숨을 끊지 않도록 만들 수 있는 만큼 유기적인 정책을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