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나온 매매 물건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정부의 ‘8·3 부동산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에서 매물이 늘어난 가운데 매수자의 가격 제안을 받아들이는 집주인이 늘었다는 것이다. 지난달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받고 현재 관리처분계획 수립을 준비 중인 대치동 은마아파트 인근 B공인중개업소 대표는 “가격을 2억원 정도 낮춘 물건도 있다”며 “사업시행인가 이후 관리처분으로 넘어가기 전 매매하려는 집주인들이 있어서 가격을 조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강남권에선 매도자들이 가격을 낮춰 매물을 내놓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지만, 거래로 이어지기보다는 관망세가 짙은 분위기다.
매물이 늘어난 흐름은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지난 3일부터 이날까지 강남구 아파트 매매 매물은 9453건에서 1만608건으로 1155건(12.2%) 증가했다. 강남권 매물이 늘어난 데는 비거주 1주택자와 초고가 주택에 대한 세 부담을 높인 세제개편안의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비거주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를 9억원으로 낮추고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를 거주기간 중심으로 개편하기로 하면서 매도 유인이 커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다시 매물 증가세가 주춤하고 있다. 대치동의 또 다른 C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일단 매물은 나와 있지만 세제안이 다시 논의되고 있어 소강 국면을 보이고 있다”며 “일단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23일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과세 방안을 재검토해달라고 요청하면서 정부안 수정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비거주 1주택자 과세 방안이 재검토되더라도 기존에 발표한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은 매도 움직임을 자극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우병탁 신한은행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매도 여부를 결정하는 데는 종부세보다 양도세 장특공제 개편의 영향이 더 크다”며 “양도차익이 큰 고가주택을 오래 보유한 집주인들을 중심으로 가격을 낮춰 매도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