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 등 형사사법 시스템 전반을 뒤흔들었던 여당이 이번에는 대법관 후보추천위원회 제도까지 손보겠다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는 그제 조희대 대법원장의 대법관 후보자 서면 제청 논란과 관련해 “대통령과 협의 없는 일방적 방안을 정부가 반려하게 해서 대법관 추천위 자체를 무력화하는 게 조 대법원장의 노림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법관을 추천할 때마다 추천위를 구성하게 되어 있는 법적 맹점을 개정해 꼼수를 막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며 법원조직법 개정 검토를 지시했다. 법을 바꿔서라도 여당의 입맛에 맞는 인물을 뽑겠다는 것으로, 위헌적 발상이 아닐 수 없다.
현행 법원조직법(제41조 2항)은 대법관 후보추천위가 후보자를 대법원장에게 추천하면 해당 추천위는 해산된 것으로 본다고 규정, 대법관을 추천할 때마다 추천위를 구성하도록 했다. 그런데 민주당은 이 법을 바꿔 대법원장이 임명을 제청한 후보가 임명되지 못해 다시 후보를 추천해야 할 경우 기존 추천위를 해산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결국 추천위에서 추천한 기존 후보들 가운데 제청하도록 하겠다는 전략인데, 여당의 입맛에 맞는 후보자 추천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거대여당의 입법폭주이자, 대법원장의 대법관 후보 제청권을 무력화하는 위헌적 폭거다.
여권 일각에선 아예 후보추천위 인적 구성을 뜯어고치자는 주장도 나온다고 한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나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를 추천위원에 포함해 진보적으로 재구성하겠다는 것이다. 최근엔 대법원장에게 집중된 사법행정 권한을 분산해야 한다며 법원행정처를 폐지하는 방안까지 거론된다. 헌법 무시 행태다. 이미 올해 초 ‘4심제’로도 불리는 재판소원제도를 비롯해 법관을 처벌할 수 있는 ‘법왜곡죄’ 신설, 대법관 12명 증원법 등 제1차 사법개편 작업을 완료한 민주당 아니던가.
제도 개편을 통해 조 대법원장의 자진 사퇴를 압박하려는 의도가 다분한 데다, 대통령과 코드를 맞춰 사법부 독립과 대법원장 권한을 위협하는 위헌적 행태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오죽하면 “헌법상 보장된 삼권분립을 대놓고 훼손하겠다는 집단 광기”(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라는 비판이 나오겠는가. 사법부 독립을 침해하고 삼권분립 원칙을 훼손할 수 있는 발상부터 접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