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정모(25)씨는 점심 식사를 마친 뒤 음식 냄새가 옷에 밴 것 같을 때 비누 향이 나는 가벼운 향수를 뿌린다. 좋은 향이 회사 사람들에게 조금 더 긍정적인 인상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해서다. 정씨는 “직장도 결국 여러 사람이 함께 생활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자신의 향이나 냄새를 관리하는 것도 직장생활의 일부라고 생각한다”며 “꼭 향수나 탈취제를 사용하지는 않더라도 양치처럼 기본적인 위생관리를 잘하는 건 하나의 직장 매너인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직장에서는 옷차림이나 화장 등 눈에 보이는 외모뿐 아니라 냄새와 향까지 자기관리의 영역으로 여기는 분위기가 자리 잡고 있다.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단지 ‘보이는 관리’를 넘어 감각적인 부분까지 관심을 갖는 문화가 확산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오피스디포가 발간한 ‘2026 직장인 업무환경 트렌드 리포트’를 보면 올해 1분기 오피스 뷰티 카테고리 매출의 66.9%를 섬유탈취제가 차지했다. 같은 보고서에서 직장인 283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사무실용 뷰티 제품을 고를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으로 ‘향’은 22%를 차지해 편리성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주목할 점은 이들이 향을 신경 쓰는 이유다. 사무실에서 제품을 사용할 때 가장 신경 쓰이는 점을 묻자 응답자의 20%는 ‘향이 동료에게 방해될까 봐 걱정된다’고 답했다. 냄새 관리가 단순한 자기만족을 넘어 함께 일하는 동료를 배려하기 위한 선택으로 진화하고 있는 셈이다.
직장인들의 높아진 향 관리에 대한 관심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엿볼 수 있다. 유튜브에서는 향과 냄새를 관리하는 제품을 ‘직장인 필수템’으로 소개하는 영상이 올라오고 있다.
유튜브 채널 ‘직장인 꾸니’는 지난달 19일 게시한 ‘8년차 대기업 직장인의 삶의 질을 높여주는 직장인 고능템’ 영상에서 점심 식사 뒤 옷에 밴 음식 냄새를 없애기 위한 휴대용 탈취제를 추천했다. 그는 “옷에 배는 냄새 때문에 엄청 신경이 쓰일 때가 많다”며 탈취제가 회사에서 냄새를 제거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냄새 관리도 자기관리의 일부라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구강관리 제품 수요도 늘고 있다. 오피스디포 판매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구강청결제와 치약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9.2%, 9.8% 증가했다.
설문조사에 응답한 직장인의 절반은 점심 식사 후 구강관리를 ‘매너’라고 답했다. 양치를 하지 못했을 때 느끼는 감정을 묻는 질문에서 ‘스스로 찝찝하다’는 응답은 41%였지만 ‘타인에게 불쾌감을 줄까 봐 걱정된다’는 응답은 46%로 더 높았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을 높아진 생활수준에 따른 자연스러운 변화로 본다. 자기관리의 영역이 옷차림이나 외모 같은 시각적 요소에서 향과 같은 감각적 요소로까지 확대된 결과라는 해석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향은 타인에게 자신을 무의식까지 각인시킬 수 있는 확실한 수단”이라면서 “생활수준이 높아질수록 자신을 표현할 때 시각적인 요소뿐 아니라 향에도 신경을 쓰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