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민생 회복을 명분으로 추가경정예산까지 투입해 추진한 문화·체육·관광 분야 소비쿠폰 사업에서 실제 이용으로 이어진 규모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사업은 기간을 연장하고 추가 신청까지 받았지만 당초 편성액의 상당 부분이 실제 소비로 연결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26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대구 북구을)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제출받은 2025회계연도 결산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2차 추경으로 편성된 ‘어르신 스포츠시설 이용료 지원사업’은 계획액 260억원 가운데 지난해 12월 말까지 사용자가 실제 결제한 금액이 75억9000만원에 그쳤다. 당시 실집행률은 29.2%였다.
문체부는 사업 기간을 당초 지난해 12월에서 올해 6월까지 6개월 연장했다. 올해 1~3월 대상자 추가 신청을 받고 상품권 사용 기간도 늘렸다. 그 결과 최종 실집행률은 58.3%로 상승했지만, 계획액의 약 42%는 실제 이용으로 소진되지 않았다.
이 사업은 만 65세 이상 어르신 70만명에게 1인당 5만원의 모바일 스포츠시설 이용료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추진됐다. 그러나 사업 초기부터 사용처 관리가 논란이 됐다. 키즈카페, 페미니스트 북카페, 모유수유 연구소 등 스포츠시설과 거리가 있는 곳에서도 사용 가능한 사례가 확인됐기 때문이다.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결제 방식도 문제로 지적됐다. 70세 이상 스마트폰 이용자의 간편결제 이용률이 9.5%에 불과한 상황에서 지원금을 모바일 방식으로 지급하면서 정책 대상자의 실제 이용 환경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공연예술 분야에서도 예산과 실제 이용 사이의 간극이 확인됐다. 지난해 2차 추경으로 51억원을 투입한 ‘공연예술관람료 지원사업’은 1만원 할인쿠폰 50만장을 발행했지만 실제 집행액은 24억5100만원에 머물렀다. 실집행률은 48.1%였다.
지역별 편중도 뚜렷했다. 공연예술관람료 지원사업의 사용 건수 가운데 89%가 수도권에서 발생했다. 지방의 공연시설과 콘텐츠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할인 혜택만 제공할 경우 문화 소비의 지역 확산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숙박할인권 사업은 올해부터 추경 사업에서 본예산 사업으로 전환됐지만, 지역 관광과 내수 활성화에 미친 효과를 제대로 측정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숙박할인권 지원사업에 대해 쿠폰 사용 실적을 지역별·유형별로 확인할 수 있는데도 이를 지역경제 파급효과 분석과 향후 사업 설계에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성과관리 강화를 주문했다.
영화할인권 역시 정책 효과에 대한 평가가 엇갈린다. 입법조사처는 영화할인권이 개별 영화제작사에 미치는 효과를 직접적인 지원 효과로 보기보다는 ‘간접적·조건부 효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분석했다. 관객의 관람료 부담을 낮추는 것과 제작사를 지원하는 것은 정책 효과가 동일하지 않다는 의미다.
김승수 의원은 “쿠폰 사업 전반에 대한 제대로 된 성과분석과 함께 촘촘한 정책 설계를 다시 해야 할 것”이라며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는 만큼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정책의 타당성과 집행 과정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