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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목욕탕처럼 행동하면 ‘민폐’…몰라서 낭패 보는 일본 온천 입욕 규칙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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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엔저 현상과 맞물려 일본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이 연간 1000만 명을 웃돌면서 일본 현지 온천과 료칸을 방문하는 수요도 늘고 있다. 온천은 현지인들에게 단순한 목욕 시설을 넘어 심신의 피로를 푸는 고요한 휴식 공간이다. 하지만 문화적 차이와 규칙 미숙지로 인해 의도치 않게 민폐를 끼치거나 입장을 거부당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 지난해 945만명이 건너갔지만 탕 안 규칙은 그대로다

 

26일 일본정부관광국(JNTO)과 일본 관광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을 찾은 한국인은 945만9600명으로 사상 처음 900만명을 넘었다.

 

올해 상반기에도 567만5100명이 다녀가 전체 방일 외국인의 26.9%를 차지하며 국가·지역별 1위를 지켰다.

 

일본 여행 수요가 이어지면서 현지 온천과 료칸을 찾는 수요도 함께 늘고 있다. 온천은 현지에서 목욕 시설이 아니라 몸을 데우고 쉬는 공간으로 통한다.

 

한국 목욕탕이 때를 밀고 씻어내는 곳이라면 일본 온천은 씻기를 끝낸 뒤에 들어가는 곳이다. 탕 안에서 무엇을 하지 말라는 규칙 대부분이 이 차이에서 나온다.

 

◆ 한국 목욕탕처럼 행동하면 ‘민폐’

 

한국 여행객이 가장 자주 하는 실수는 수건을 탕 안에 넣는 것이다. 일본 영화나 드라마에서 등장인물이 머리 위에 수건을 얹고 있는 장면은 연출이 아니다.

 

수건에 묻은 먼지와 세균이 온천수를 오염시킨다고 보기 때문에 수건은 머리 위에 얹거나 탕 밖 가장자리에 둬야 한다.

 

혼욕탕이나 일부 테마파크형 온천을 빼면 대다수 시설은 수영복과 속옷 착용을 금지한다. 완전히 탈의한 상태로 들어가는 것이 원칙이다.

 

또 머리카락은 수면에 닿지 않게 단단히 묶고, 탕 안에서 때를 밀거나 비누칠을 하지 않는다.

 

탕에 들어가기 전에는 샤워를 하거나 가볍게 물을 끼얹는 ‘가케유’로 몸의 오염물을 씻어낸다. 씻는 자리에서도 서서 샤워하면 비눗물이 옆 사람에게 튄다.

 

비치된 목욕 의자에 앉아 씻는 것이 기본이다. 사용이 끝난 의자와 대야는 비눗물이 남지 않게 헹궈 제자리에 놓는다.

 

특히 큰 소리로 하는 대화도 남의 휴식을 방해하는 행동으로 본다.

 

이 밖에 탕에서 나올 때는 작은 수건으로 몸의 물기를 대강 닦은 뒤 탈의실로 가야 미끄러지는 사고를 막을 수 있다.

 

◆ 스마트폰으로 사진·동영상 촬영은 ‘범죄’, 퇴장에서 끝나지 않는다

 

일본 온천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탈의실과 대욕장에 스마트폰을 들고 들어가 사진을 찍는 것은 가장 무거운 금기다.

 

일행끼리의 기념 촬영이라도 다른 이용객에게는 불안 요인이 되고, 적발되면 즉시 퇴장 조치는 물론 경찰에 넘겨질 수 있다.

 

일본은 지난 2023년 7월13일 성적자태촬영등처벌법을 시행해 이른바 ‘촬영죄’를 신설했다. 동의 없이 남의 신체를 촬영하면 3년 이하 징역이나 300만엔 이하 벌금에 처하고 미수도 처벌한다.

 

지역마다 처벌 수위가 달랐던 도도부현 조례에 맡겨 두던 이전과 달리, 지금은 어느 온천에서 찍었든 같은 법이 적용된다.

 

지난 1월 홋카이도 가미후라노의 혼욕 노천탕에서 찍은 한국인 여성 유튜버의 영상이 이달 논란이 된 것도 이 대목이다.

 

촬영이 금지된 구역인데도 다른 이용객이 함께 있는 탕 안을 찍었고, 영상에는 성인 남성 여러 명의 상반신이 담겼다. 그는 논란이 커지자 “지적 감사하다. 깊게 새겨듣고 돌아다니겠다”고 사과했다.

 

◆ 문신은 스티커로 가리거나 전세탕으로

 

일본은 문신을 특정 범죄 조직의 상징으로 보는 인식이 오래 남아 있어 크기와 상관없이 문신이 있는 이용객의 대욕장 입장을 제한하는 곳이 여전히 많다.

 

최근에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면서 규정을 완화하거나 대안을 두는 시설도 함께 늘고 있다.

 

일본 관광청은 2016년 3월17일 문신이 있는 외국인 여행자의 입욕을 두고 시설이 유의할 점과 대응 사례를 정리해 공표했다.

 

내용을 보면 △문신 부위를 스티커 등으로 가리게 하는 방법 △손바닥 크기 정도로 작아 위압감을 주지 않으면 별도 대응을 요구하지 않는 방법 △가족 동반이 적은 시간대로 입욕을 유도하거나 전세탕을 안내하는 방법을 사례로 들었다.

 

종교·문화·패션 등 여러 이유로 문신을 하는 경우가 있고 문신 자체가 위생상 지장이 되지는 않는다는 점도 함께 적었다.

 

작은 레터링이나 미니 타투는 피부색과 비슷한 커버 스티커로 완전히 가리면 입장을 허용하는 곳이 많다. 스티커는 일본 현지 약국과 할인 잡화점, 온라인 쇼핑몰에서 살 수 있다.

 

문신이 커서 스티커로 가리기 어렵다면 ‘가시키리’로 불리는 전세탕이 대안이다. 이 온천은 일정 시간 동안 일행끼리만 쓰는 공간이어서 문신 노출 부담이 없다.

 

보통 체크인 때 프런트에서 예약하거나 사전 온라인 예약으로 잡고, 40∼60분 단위로 운영한다. 요금은 시설마다 다르다.

 

예컨대 이바라키현 쓰쿠바산 온천처럼 전세 노천탕 45분에 2000엔을 받고 1인당 입욕료를 평일 1100엔, 주말과 공휴일 1300엔으로 따로 계산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객실 요금에 포함해 숙박객에게 따로 받지 않는 료칸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