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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마당] 중남미 자원외교, 결실 맺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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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3일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중남미의 브라질, 칠레, 아르헨티나,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방문하고 경제, 안보, 자원 분야 외교를 펼쳤다. 이번 순방에서 특히 주목되는 외교는 중남미 3개국 방문에서의 자원외교다.

중남미는 최근 글로벌 핵심광물 공급망의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다. 리튬, 구리, 니켈 등은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 방위산업의 핵심 소재로 한국 첨단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전략 자원이다. 중남미 협력이 중요한 이유는 크게 3가지다.

강천구 인하대 제조혁신전문대학원 초빙교수
강천구 인하대 제조혁신전문대학원 초빙교수

첫째, 세계 최대 수준의 핵심광물이 매장돼 있다. 칠레?아르헨티나는 세계적인 리튬 매장국이며 특히 칠레는 리튬뿐 아니라 세계 최대 구리 생산국이다. 브라질은 니켈, 희토류 등 다양한 전략 광물을 보유하고 있다.

둘째, 배터리 산업의 안정적인 원료 확보가 가능하다. 리튬과 니켈 등 공급망이 불안하면 원가 상승으로 가격 경쟁력이 약화되고 전기차 수출과 투자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셋째, 중국 의존도 완화다. 중국은 핵심광물의 정?제련과 공급망에서 큰 영향력을 갖고 있다. 중남미 협력을 확대하면 공급처 다변화로 지정학적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이번 순방은 한국 자원외교의 무대가 중남미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동시에 과거 칠레 자원개발 사례를 돌아보며 향후 정책 방향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이명박정부 때 한국광물자원공사(현 한국광해광업공단)는 칠레 산토도밍고 구리 개발 사업에 30% 지분 비용으로 개발비 등을 포함해 누적 약 2623억원을 투자했다. 이는 당시 광업공단의 해외 투자 사업 가운데 큰 규모 중 하나다. 하지만 2018년 이후 막대한 개발 추가 비용 때문에 정부는 해외 자산 구조조정 정책을 추진했고, 2021년 문재인정부는 광업공단의 보유 지분 30%를 투자 비용보다 훨씬 적은 1억2000만 캐나다달러로 캡스톤에 4년 분할 매각하며 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해 버렸다.

그러나 이후 산토도밍고 구리 광산 가치는 크게 상승했다. 인허가 완료, 세계적인 구리 개발 프로젝트, 고가의 코발트 생산 등이 추진되고 있어 광산은 부르는 게 값이 됐다. 운영사인 캡스톤에 따르면 2024년 투자여건 조사에서 연간 구리 생산 약 10만6000t, 광산 수명 19년 이상으로 조사됐다. 캡스톤은 지난해 지분 25%를 미국 글로벌 광산 투자회사 ‘오리온 리소스 파트너스’에 최대 3억6000만 캐나다달러를 받고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해 사업 가치 상승을 입증했다.

이 사례는 해외 자원개발의 중요한 교훈을 남긴다. 광산 개발은 10~20년 이상이 걸리는 장기 사업인 만큼 단기 손익만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또한 정권 교체 때마다 정책이 바뀌면 사업의 연속성이 훼손될 수 있다. 공기업의 재무 건전성과 국가 핵심광물 확보라는 두 목표를 함께 고려하는 균형 있는 정책도 필요하다. 앞으로는 민간기업과 공기업, 정책금융이 함께 참여하는 방식으로 위험을 분산하고 공급망을 확보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

이번 중남미 순방의 성과는 실천에 달려 있다.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내용을 신속히 추진하고, 중남미 국가들과 지속적인 교류와 기업 간 협력 채널을 구축해야 한다. 과거 해외 자원개발의 실패를 냉정하게 분석해 국민 세금의 낭비를 막고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지속가능한 자원외교를 추진해야 할 것이다.

 

강천구 인하대 제조혁신전문대학원 초빙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