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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에 구멍 뚫고 검지 손톱 제거한 도경완, 그가 시계로 상처를 채운 이유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뒤편에서 신체적 결핍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버텨낸 생존기

대중에게 노출되는 방송인들의 일상은 늘 스포트라이트와 안정된 궤도 위에 놓여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예기치 못한 신체적 결핍과 고단한 투쟁이 동반되곤 한다. 방송인 도경완의 삶 역시 단순한 성공 서사로 설명할 수 없는 깊은 굴곡을 지니고 있다. 고등학교 자퇴와 사관학교 퇴교, 그리고 뒤늦은 아나운서 도전까지 이어진 그의 궤적은 만만치 않은 현실의 연속이었다. 특히 최근 조명된 신체적 손상과 투병의 기록은 대중이 알지 못했던 인간 도경완의 또 다른 단면을 여실히 보여준다. 예능 프로그램의 진행자라는 수식어 뒤편에서, 그는 개인적인 통증과 생활인으로서의 일상을 감내하며 삶을 버텨왔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와 안정된 진행 속에 감춰졌던 고단한 투쟁의 기록.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와 안정된 진행 속에 감춰졌던 고단한 투쟁의 기록.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

도경완의 신체적 위기는 과거 발생한 급성 골수염에서 비롯됐다. 단순한 부상이나 가벼운 염증이 아니었으며, 손톱 밑에서 시작된 이상은 뼈에서 폐결핵균이 검출되는 수술로 이어졌다. 이로 인해 그는 2~3년의 긴 공백기를 겪어야 했고, 손가락뼈에 구멍을 뚫어 진행하는 조직검사와 손톱 제거라는 극한의 치료 과정을 거쳤다.

 

감염의 위험으로 인해 하루 세 차례 투여되는 정맥주사와 강력한 항생제 부작용이 동반되었다. 신장 기능 저하 및 신체 배설물의 변색을 겪는 등 힘겨운 사투가 이어졌다. 골수염은 세균이 뼈와 골수에 침투해 심각한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감염이 심하거나 괴사한 조직이 발생할 경우 감염된 부위를 외과적으로 도려내는 수술이 불가피하다. 도경완 역시 이 질환으로 인해 뼈와 손톱을 생성하는 조갑기질 부위에 영구적 손상을 입었다. 현재도 검지 손톱을 완전히 제거한 채 인조 손톱에 의존해 일상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남들의 시선을 분산시키고 마음의 안정을 찾기 위해 채우기 시작한 손목 시계. 유튜브 채널 ‘도장TV’
남들의 시선을 분산시키고 마음의 안정을 찾기 위해 채우기 시작한 손목 시계. 유튜브 채널 ‘도장TV’

수술 이후 눈에 띄게 달라진 손의 모습은 심리적 압박으로 작용했다. 평소 결혼반지를 제외하고는 장신구를 멀리하던 그였기에 손의 변화는 더욱 크게 다가왔다. 손으로 쏠리는 대중의 시선을 분산시키고 마음의 안정을 찾기 위해 시계를 하나둘 모으기 시작했고, 이는 자연스럽게 시계 수집이라는 취미로 확장됐다.

 

론진, 롤렉스, 해밀턴, 파네라이 등의 고가 제품부터 2~3만원대의 가성비 제품, 그리고 선친이 남긴 유품 시계까지 다양한 사연이 깃든 물품들이 그의 손목을 채워왔다. 아내인 장윤정에게 선물 받은 1000만원대 시계와 관련된 경제적 격차에 대한 억측에, ‘본인이 선물을 더 잘한다’며 맞받아친 일화는 외부의 소음을 유쾌하게 털어내며 자신만의 보폭으로 나아가려는 성정을 가늠하게 한다.

맨땅에서 부딪치며 쌓아 올린 12년의 방송국 이력과 거친 야생으로의 도전. KBS1 ‘아침마당’
맨땅에서 부딪치며 쌓아 올린 12년의 방송국 이력과 거친 야생으로의 도전. KBS1 ‘아침마당’

그의 인생 경로는 맨땅에서 부딪쳐온 이력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도경완은 1982년 경상북도 성주군에서 태어나 고등학교를 한 달 만에 자퇴한 후 호주 유학을 거쳐 검정고시를 통과했다. 21세의 나이로 공군사관학교에 진학했으나 엄격한 규율과 적응 문제로 퇴교한 뒤 홍익대학교 전자전기공학과에 재입학했다.

 

방황 속에서도 진로를 모색하던 대학 시절, 소외된 계층을 조명하는 프로그램 ‘사랑의 리퀘스트’를 보고 아나운서의 길을 결심한 그는 2009년 KBS 35기 공채 아나운서로 정식 입사했다. 12년간의 재직 이후 2021년 프리랜서를 선언하며 거친 야생으로 나왔다. 당시 아내인 장윤정으로부터 밖은 추우니 각오하라는 충고를 들을 만큼 녹록지 않은 출발이었다. 하지만 그는 ‘더트롯쇼’, ‘차트를 달리는 남자’, ‘내 아이의 사생활’ 등 다수의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해 가는 중이다.

완벽하지 않은 조건 속에서도 단단한 방식으로 삶의 질감을 채워온 생활인의 얼굴. 채널A ‘절친 토큐멘터리 4인용 식탁’
완벽하지 않은 조건 속에서도 단단한 방식으로 삶의 질감을 채워온 생활인의 얼굴. 채널A ‘절친 토큐멘터리 4인용 식탁’

손톱이 자라지 않는 빈자리에 시계를 채우고 대중의 평가를 견뎌낸 시간은 방송인이라는 명함 뒤에 가려진 한 인간의 내면을 대변한다. 타인의 잣대에 휘둘리기보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삶의 결손을 메워온 태도는, 그가 매일의 발자취를 성실하게 쌓아 올린 증거다. 지워지지 않는 상흔을 숨기기 위함이 아니라 스스로를 지탱하기 위해 감아온 손목 위의 시간들은, 묵묵히 제 몫의 하루를 살아내는 한 사람의 올곧음으로 읽힌다. 화려한 타이틀 아래 감춰진 상처를 온전히 품에 안은 채, 그는 오늘도 자신만의 속도로 내일을 향해 걸음을 옮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