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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 종결’에 ‘실적 쪼개기’까지… 흔들리는 경찰 수사 신뢰 [이슈플러스]

제주 장미란씨 실종 사건의 허위 종결 의혹이 불거진 뒤 전국 곳곳에서 유사한 사례가 잇따라 확인되고 있다. 수사 성과를 위해 실적을 부풀리거나 사건을 임의로 종결하는 경찰의 행태가 드러나면서 경찰 수사에 대한 국민의 의구심이 확산하고 있다.

실종사건을 허위 종결한 혐의(직무유기, 공전자기록 위작 및 행사, 위계공무집행방해)를 받는 A 경장이 지난 25일 제주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실종사건을 허위 종결한 혐의(직무유기, 공전자기록 위작 및 행사, 위계공무집행방해)를 받는 A 경장이 지난 25일 제주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셀프 승인에 객관적 증거 외면한 ‘지레짐작 수사’

 

사건 부실 처리는 지역을 가리지 않고 확인됐다. 대표적인 것이 제주 경찰의 ‘셀프 종결’ 사례다. 26일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2024년 서귀포경찰서 수사과 소속 A 경위는 접수된 사건 일부를 고소·고발인 동의를 얻어 반려하는 것처럼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킥스)에 허위로 입력한 혐의로 검거됐다. A 경위는 팀장 ID로 시스템에 몰래 접속해 반려 결재를 스스로 ‘셀프 승인’하기도 했다. 사건은 그대로 종결됐다.

 

제주 서부경찰서 수사과에서 근무했던 B 경사는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임시 접수된 사건 17건을 고소·고발인 동의 없이 반려 처리해 재판에 넘겨졌다. B 경사 역시 임의로 반려한 사건을 팀장 ID로 몰래 접속해 셀프 승인했다. B 경사가 임의로 반려한 사건 중 사기 사건 7건은 새로 개시된 수사에서 피의자 혐의가 인정돼 송치됐다.

 

경기도 동탄 화장실 성범죄 무고 사건도 부실 처리 사례 중 하나다. 2024년 당시 경기 화성동탄경찰서에선 50대 여성의 신고로 20대 남성 C씨가 입건됐다. C씨가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 건물 내 여자화장실에서 여성의 용변 보는 모습을 훔쳐보고 성적 행위를 했다는 것이었다.

 

경찰은 신고자의 진술에만 의존했다. 또 경찰이 C씨의 혐의를 확인했다는 폐쇄회로(CC)TV는 각도상 화장실 입구를 확인할 수 없었지만 증거로 쓰였다. C씨는 유튜브 등을 통해 “경찰이 다그치듯 말하고, 혐의 사실에 대해 제대로 된 변명의 기회도 주지 않는 등 실질적으로 성범죄자 취급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신고한 여성이 허위로 신고했다고 자백하면서 경찰은 C씨의 입건을 취소했다. 해당 사건을 담당했던 경찰관 2명과 팀장 직급의 경찰관은 불문경고 처분을 받았다.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모습. 연합뉴스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모습. 연합뉴스

◆‘1건→51건’ 실적 부풀리기, ‘과대 포장’ 성과 자랑까지

 

실적 부풀리기 의혹도 제기됐다. 경북 구미경찰서는 하나의 절도 사건을 수십 건으로 쪼개 실적을 부풀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대구지검 김천지청 등에 따르면 경북 구미경찰서는 지난 3월 구미시에서 발생한 절도 사건을 51개의 사건으로 나눠 검찰에 송치했지만, 검찰은 사건 접수를 취소했다.

 

해당 사건은 구미의 한 마트에서 40대 직원이 51차례에 걸쳐 약 70만원어치 물품을 훔친 내용이다. 경찰의 절도 발생 작성 지침은 한 곳에서 발생한 여러 차례의 범죄를 한 건으로 정리해 검찰에 송치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구미경찰서는 “사건을 맡은 담당자가 작성 지침을 숙지하지 못해 발생한 단순 실수”라고 해명했다.

 

실적을 수치상으로 과대 포장해 홍보에 활용한 정황도 포착됐다. 부산경찰청은 지난 6월 민생범죄 성과를 발표하며 불법사금융 사건 검거율이 250%에 달한다고 밝혔으나, 실제 검거 인원 증가율은 16.9%에 그쳤다. 해외도피사범 송환도 전년 대비 300% 증가한 63명으로 발표했으나, 이 중 49명은 ‘캄보디아 노쇼 사기 사건’ 조직원으로 드러났다. 수치 착시를 이용해 수사 역량이 향상된 것처럼 포장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대해 부산경찰청은 발표한 수치가 모두 실제 검거·구속 실적을 바탕으로 한 공식 통계라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