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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메가’ 전력수요 못 줄이면 2040·2045년 NDC 무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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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불합치’ 탄소중립법 개정 완료
6개월 지각 입법… 앞으로의 과제는
“불필요한 전력수요 과감히 걷어내야”
“AIDC 밀어붙이면서 NDC 말하는 건 자기모순”

헌법재판소로부터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은 탄소중립기본법(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에 대한 개정 입법이 마무리됐다. 이번 개정으로 2040년과 2045년 국가 온실가스감축목표(NDC)가 사상 처음 법률에 명시됐다. 기후·환경 전문가들은 법 개정이 형식적인 조치에 그치지 않으려면 3대 메가 프로젝트 등으로 급증한 전력 수요를 면밀히 재검토하고 불필요한 수요를 걷어내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국회는 26일 본회의를 열고 탄소중립기본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26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되고 있다. 연합
26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되고 있다. 연합

개정안은 2040년과 2045년의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204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69∼80% 줄이고, 2045년까지는 84∼90% 감축하도록 했다. 최종 목표치는 2030년 이후 대통령령으로 다시 정하게 된다.

 

앞서 2024년 8월 헌재는 2050년 탄소중립(인위적 온실가스 순배출량 0)을 달성하기 위해 마련된 탄소중립기본법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법률에 2031~2049년 사이 감축목표가 적시되지 않은 것이 지속적 탄소 감축을 담보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헌재가 정한 법 개정 시한은 올해 2월28일까지였다. 국회는 이날 개정안을 본회의에서 통과시키면서 헌재가 제시한 시한을 약 여섯 달 넘겨 입법을 마무리하게 됐다.

 

앞으로 중요한 것은 입법 이후 남겨진 과제다.

 

기후·환경 전문가들은 불필요한 전력 수요를 과감히 걷어내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3대 메가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반도체 팹과 인공지능데이터센터(AIDC) 건설로 급증한 전력 수요를 적절히 조정하지 못하면 2040·2045년 NDC 설정이 보기에만 좋은 요식행위에 그칠 것이라는 지적이다.

 

기후경제학자인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전력 공급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인 정부의 3대 메가 프로젝트가 과연 NDC 설정 등 탄소 감축 정책과 정합성이 있는지부터 면밀히 따져야 한다”며 “AIDC 건설 등을 밀어붙이면서 NDC를 이야기하는 것은 정부의 자기모순”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국내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는(계약 전력은) 2기가와트(GW)에도 못 미치는 약 1.9GW 수준인데 정부는 2035년까지 AIDC 신규 전력 수요를 18.4GW로 전망하고 있다”며 “10년 안에 이 정도 규모의 수요가 실제로 필요한 것인지 검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내 산업에 필요한 데이터센터 수요인지, 해외 빅테크 기업에 데이터센터를 임대하기 위한 수요까지 포함해 과도하게 산정된 것은 아닌지도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교수는 또 “강원도 등에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유치하려는 정부와 정치권의 구상은 탈탄소·기후정책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라며 “강원 지역의 석탄화력발전소는 송전망 부족으로 생산한 전력을 수도권으로 보내지 못해 가동률이 10~15% 수준에 머물고 있는데, 결국 남는 발전설비를 활용해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하겠다는 구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을 위해 석탄화력발전소 가동률을 높이면 그만큼 탄소배출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이 같은 전력수요 정책을 그대로 둔 채 NDC만 높여 잡는다면 건물·수송 등 다른 부문에서 아무리 감축해도 ‘언 발에 오줌 누기’에 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영환 숙명여대 기후환경에너지학과 교수도 “현재로서는 2030년 감축목표를 달성하는 것조차 녹록지 않은 상황인데 3대 메가 프로젝트로 전력 수요가 크게 늘면서 목표 달성이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며 “2040·2045년 중장기 감축목표를 실질적으로 달성하려면 우선 당장 눈앞에 있는 2030년 목표부터 차질 없이 이행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