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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지에 판로까지 급감… 접경지 농업 ‘흔들’

2024년 농가인구 10년새 27% 감소
2025년 기준 경지 면적도 11%나 줄어
‘안전판’ 군납도 급감… 위축 불가피
손실 보상금 등 실질적 지원책 시급
“나이는 드는데 일손 구하기는 어렵고, 군납도 어려우니 이제 농사 짓는 게 힘듭니다.”


경기 연천군 민간인출입통제선 인근에서 수십년째 농사를 짓는 전모(77)씨는 요즘 논밭을 언제까지 지킬 수 있을지가 고민이다. 고령으로 농사일은 갈수록 버거워지는데 그간 안정적인 판로 역할을 했던 군납 물량이 줄어들면서 수입도 예측하기 어려워져서다. 전씨는 “자식들도 도시에서 직장생활을 하니 내가 농사 접으면 이 땅은 그대로 묵히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접경지역의 농민과 농지가 전국 평균보다도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다. 지역 농축산물의 주요 판로인 군납시장까지 위축되면서 접경지역 농업 기반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26일 행정안전부·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현재 접경지역으로 지정된 경기?강원?인천의 17개 기초자치단체 농가 인구는 2015년 18만2859명에서 2024년 13만3771명으로 4만9088명(26.8%)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국 농가인구 감소율(22.0%)보다 4.8%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경기 도내에서는 양주시 농가인구가 지난 10년 새 1만2569명에서 7619명으로 39.4% 줄어 감소폭이 가장 컸다. 가평군은 34.9%, 동두천시는 32.7%, 연천군은 31.4% 줄었다. 포천시와 파주시도 각각 29.3%, 26.8% 감소했다.

농지도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접경지역 경지면적은 2016년 9만8987㏊에서 2025년 8만8265㏊로 1만722㏊(10.8%) 줄었다. 같은 기간 전국 경지면적 감소율(8.7%)보다 2.1%포인트 높다.

여기에 군납 축소는 군부대가 밀집해 있는 접경지역 농촌에 더 큰 타격을 주고 있다. 군납은 농민에게 일정한 물량을 안정적으로 판매할 수 있는 판로인 동시에 작목과 생산 규모를 미리 결정할 수 있게 하는 일종의 안전판이었다. 그러나 국방부가 2021년 군급식 개선 종합대책을 발표한 이후 지역 농·축협의 수의계약 비율이 100%에서 70%로 축소되자 군납 물량이 눈에 띄게 줄었다. 2022년 농협과 수의계약을 통해 군부대에 공급된 축산물은 4만3737t이었으나 2025년 2만8955t으로 33.8% 쪼그라들었다.

접경지역에서 농민과 농지가 줄어드는 것은 지역의 한 산업이 위축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농민은 농산물을 생산하며 농지와 말단 수로를 관리하고, 논을 터전으로 삼는 철새 등 야생생물의 서식 환경을 유지하는 역할도 한다. 경작 포기가 늘면 식량 생산 기반뿐 아니라 접경지역의 국토·생태 관리까지 함께 약화될 수 있다.

이수미 ‘농업농민정책연구소 녀름’ 소장은 “정부 차원의 영농 손실보상금 도입과 같은 특단의 지원책과 함께 군급식 고품질화를 위한 장기 계약재배 활성화 등 실질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