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역 시·군 공무원들이 대형 부동산 개발 인허가 과정에서 뇌물을 수수하거나 규제 우회를 용인한 정황이 검찰 수사와 경기도 감사를 통해 드러났다. 간부 공무원이 수십억원대의 뇌물을 챙기고, 인허가권자가 대기업 회장의 저택 공사 허가 과정에서 잡음을 불러일으키는 등 지자체의 신뢰가 크게 떨어졌다는 지적이다.
수원지검 평택지청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공여) 혐의로 민간 개발업자 3명을 구속해 조사 중이라고 26일 밝혔다.
이들은 안성시 국장급 공무원 A씨에게 부동산 개발 사업 인허가 편의를 청탁하며 총 26억원의 뇌물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사업별로는 북안성산업단지 관계자가 13억원, 남안성물류창고 관계자가 11억원, 삼죽에코퓨전파크산단 관계자가 2억원을 각각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2021년부터 안성 당목지구 등 인허가 대가로 2억1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이 여죄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24억원의 추가 자금 흐름이 나왔다.
이번 사건은 단일 공무원이 수수한 뇌물 액수로는 이례적 규모로 알려졌다. 검찰은 뇌물 전달 과정에 개입한 공범과 자금의 종착지를 추적하며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A씨 등은 수원지법 평택지원에서 열린 2억원대 뇌물수수 사건 공판에선 혐의를 모두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평군에선 법적 기준을 우회한 인허가 행정이 도마 위에 올랐다. 대규모 저택 개발 과정에서 양평군 공무원들이 이른바 ‘쪼개기 허가’를 부적정하게 처리한 사실이 경기도 감사 결과 드러났다. 도는 허가 업무를 담당한 직원 2명에 대한 경징계를 양평군에 요구했다.
교원그룹 장평순 회장 측은 2023년 양평군 강하면 일대 1만3000여㎡ 부지에 저택을 짓기 위해 전체 부지를 5000㎡ 미만 3개 구역으로 나누어 신청했다. 국토계획법상 5000㎡ 이상 개발 시 폭 6m 이상의 진입로를 확보해야 하지만, 양평군은 이를 합산하지 않고 단독주택과 근린생활시설 등 개별 사업으로 각각 허가했다.
이로 인해 폭 3m에 불과한 도로로 레미콘 등 대형 차량이 수년간 다니면서, 마을 주민들은 안전사고 위험과 소음·분진 피해에 노출됐다.
주민 제보로 감사에 나선 경기도는 양평군이 동일한 사업임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음에도 3개 구역을 합산하지 않고 처리했다고 판단했다. 양평군은 이미 공사가 마무리 단계여서 공사 중지나 진입로 확장 등의 조처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공무원들도 특혜나 외부 청탁은 없었다고 주장한다.
교원그룹 측은 용지를 쪼갰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법이 정한 테두리 안에서 기준과 절차에 따라 전문 업체를 통해 인허가를 신청했기에 편법이나 불법 행위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