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암기’ 위주로 변질된 법학전문대학원 교육 방식 변화와 변호사시험 제도 개선을 모색하기 위해 법조인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법전협)는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제2회 대한민국 법학교육자 심포지엄’을 열고 법학 교육과 변호사시험 제도의 개편 방향을 논의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진선미·김승원·김한규·김준혁·박형수 의원실과 한국공법학회, 한국민사법학회, 한국민사소송법학회, 한국상사법학회, 한국형사법학회 등이 공동주최했다.
홍대식 법전협 이사장은 인사말에서 “법학교육은 비효율로 지적되 온 판례 암기 중심의 학습을 따라온 것이 사실이다”며 “단순한 판례 암기와 단편적인 소장 작성 기술 전수를 넘어 이론과 실무, 건전한 법조 윤리가 유기적으로 결합된 ‘역량 중심 교육 모델’로 과감한 체질 개선을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교육이 바뀌려면 평가도 바뀌어야 한다”며 “변호사 시험이 여전히 암기 중심의 평가에 머무른다면 이론, 실무, 윤리의 통합 교육을 실현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주제발표에서는 주요 법학 과목의 핵심 판례를 선정해 묶어 놓은 ‘표준판례’ 개정과 실무적인 법학 교육의 개선방안에 대해 논의됐다.
발제를 맡은 박수곤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민법교육 같은 경우 대법관의 판례가 나왔다며 무조건 암기하고, 결론 확인, 공통점 찾기를 하는 공부 방식에 머물러 있다”며 “그러다 보니 사실관계가 조금 바뀌면 어떤 차이가 나오는가에 대한 적응력을 기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왜 이런 법리가 나왔는지를 추론하는 학습을 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며 “선도적인 ‘리딩 케이스’ 판결, 혹은 기초 법리에 아주 충실하게 반영하는 ‘표준판례’를 선정하고, 이를 기초로 사고력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개편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홍영기 고려대 법전원 교수는 단순 암기식을 탈피하고 논증 능력 평가 방식을 갖추는 데 ‘정답 시비’가 걸림돌이라고 짚으며 “문제 시비를 대응할 방법이 미리 매뉴얼로 갖춰져 있으면 충분히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승준 연세대 법전원 교수는 선택법 과목의 편중 개선 필요성을 언급했다. 선택법 과목은 국제법·노동법·조세법 등 7개 과목 중 하나를 고르는 방식으로 법전원생의 전문 분야 확보를 위해 도입됐다. 이 교수는 “현재의 선택법 과목의 시험은 전문성 검증 기능을 상실했다”며 “국제거래법, 환경법, 국제법 ‘빅3’가 전체의 78.7%를 차지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선택법 과목 운영 방식에 대해 “학점이수제 도입, 객관적 학업 성취도 표준평가 지표 개발 등 전문과목 교육 정상화를 전제로 선택과목 시험의 절대평가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호사시험 응시 기회를 5년 내 5회로 제한하는 이른바 ‘오탈제’를 두고도 논의가 이뤄졌다. 발제자인 김정환 법무법인 도담 변호사는 백혈병 치료 중 응시기간이 지난 사례 등을 언급하며 변호사시험 응시 기회를 제한한 변호사시험법 제7조 폐지를 주장했다. 김광현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형평성 문제를 고려해 응시횟수 제한은 유지하면서 5년의 기간 제한만 삭제하는 절충안을 내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