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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뷔 붙이자 5억뷰 터졌다”…유통업계, 글로벌 스타에 꽂힌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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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BTS) 뷔가 소주잔을 들자 전 세계 소비자들의 시선이 쏠렸다. 하이트진로가 뷔를 앞세워 지난달 시작한 진로(JINRO) 첫 글로벌 캠페인 관련 콘텐츠 조회수가 한 달여 만에 5억뷰를 넘어섰다.

 

하이트진로 제공
하이트진로 제공  

유통업계의 해외 마케팅 공식이 달라지고 있다. 국내 유명인을 광고모델로 쓰는 수준을 넘어 처음부터 글로벌 팬덤을 가진 K팝 스타와 배우를 ‘글로벌 앰배서더’로 세우고, 유튜브·틱톡 등 디지털 콘텐츠와 해외 옥외광고, 현지 체험행사를 한데 묶는 방식이다.

 

농심은 에스파를 신라면 첫 글로벌 앰배서더로 발탁해 광고 조회수 2억7000만회를 기록했다.

 

CJ제일제당 비비고가 배우 랜들 박과 진행한 미국 캠페인도 누적 조회수 5억회를 찍었다. 삼양식품 불닭과 롯데웰푸드 빼빼로 역시 각각 보이넥스트도어와 스트레이 키즈를 앞세워 해외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따르면 하이트진로가 지난 7월 시작한 ‘마이 페이버릿 진로(My Favorite JINRO)’ 캠페인 관련 글로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콘텐츠 조회수는 5억뷰를 넘어섰다. 메인 광고 영상만 3억뷰 이상을 기록했고 좋아요·댓글·공유 등 누적 참여는 약 1000만건에 달했다.

 

캠페인 티저 공개 전과 비교하면 진로 글로벌 SNS 전체 채널 팔로워도 약 20만명 늘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7월 뷔를 진로의 첫 글로벌 앰배서더로 발탁했다. 진로가 세계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처음부터 해외 소비자를 겨냥해 택한 카드다. 뷔 발탁 이후 첫 글로벌 캠페인도 디지털 콘텐츠와 소비자 참여 행사, 오프라인 프로모션을 동시에 진행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온라인에서 시작된 광고는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를 비롯해 캐나다 토론토, 중국 베이징·상하이, 일본 도쿄, 베트남 호찌민, 필리핀 마닐라, 호주 시드니 등으로 확산됐다.

 

특히 뉴욕 타임스퀘어에서는 지난 7월 말부터 대형 전광판을 통해 캠페인 영상을 내보냈다. 현지 소비자가 옥외광고를 직접 촬영해 다시 SNS에 올리면서 오프라인 광고가 온라인 콘텐츠로 재생산되는 효과까지 노린 셈이다.

 

진로의 해외 확대 전략에는 실제 시장 성장세도 깔려 있다. 업계 자료에 따르면 진로는 지난해 9450만 9리터 케이스를 판매하며 세계 최대 판매 증류주 브랜드 자리를 유지했다. 한국을 제외한 해외 소주 판매도 2025년 9%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농심도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

 

농심은 지난해 11월 신라면 출시 이후 처음으로 글로벌 앰배서더 제도를 도입하고 걸그룹 에스파를 선택했다.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지난해 11월 공개된 뮤직비디오형 글로벌 광고는 공개 약 한 달 만에 유튜브 조회수 1억4000만회를 넘어섰고 40여일 만에 2억회를 돌파했다. 농심이 지난 20일 공개한 최신 집계 기준으로는 1차 글로벌 캠페인 영상 조회수가 2억7000만회에 달한다.

 

농심은 이달 에스파와 2차 글로벌 광고 캠페인도 시작했다. 메인 광고 한 편과 숏폼 14편 등 총 15개 영상을 만들어 북미와 아시아, 유럽을 시작으로 노출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과거 해외 마케팅이 현지 유통망을 넓히고 제품을 진열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면, 이제는 제품 자체를 K팝 콘텐츠처럼 소비하게 만드는 데까지 전략이 확장된 셈이다.

 

CJ제일제당 비비고는 글로벌 스타 활용을 한 단계 더 세분화했다.

 

지난해에는 세븐틴을 비비고의 첫 글로벌 브랜드 앰배서더로 발탁했다. ‘Taste What’s Beyond’를 내걸고 광고뿐 아니라 협업 제품과 온라인·오프라인 이벤트를 진행했다. 미국과 일본, 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에서는 세븐틴을 활용한 틱톡 참여형 캠페인까지 벌였다.

 

미국 시장에서는 한국계 할리우드 배우 랜들 박을 별도 앰배서더로 기용했다.

 

CJ에 따르면 랜들 박이 출연한 ‘bibigo for it’ 캠페인 영상은 누적 조회수 5억회를 기록했다. 캠페인 기간 비비고 미국 홈페이지 방문자도 50만명을 넘어섰다. K팝 팬덤뿐 아니라 미국 주류 대중문화에 익숙한 현지 소비자까지 함께 공략한 사례다.

 

삼양식품은 올해 2월 불닭 브랜드의 새 글로벌 캠페인 ‘Hotter Than My EX’ 모델로 보이넥스트도어를 발탁했다.

 

광고만 찍는 방식도 벗어났다. 보이넥스트도어의 기존 히트곡 ‘Earth, Wind & Fire’를 불닭 캠페인 버전으로 다시 만들고 숏폼 콘텐츠를 연달아 공개했다. 불닭의 핵심인 ‘매운맛’을 음악과 밈, 팬덤이 소비할 수 있는 문화 코드로 바꾸는 전략이다.

 

롯데웰푸드도 지난해 스트레이 키즈를 빼빼로 글로벌 앰배서더로 발탁했다. 광고는 미국을 비롯한 20여개국에 공개됐고 뉴욕 타임스퀘어에서는 대형 옥외광고와 빼빼로데이 체험 행사를 진행했다.

 

빼빼로는 2024년 약 50개국에서 701억원의 수출 매출을 기록해 전년보다 약 30% 성장했다. 수출 물량도 처음으로 1억개를 넘어섰다. 롯데웰푸드는 K팝 팬덤을 활용해 국내 기념일인 ‘빼빼로데이’ 자체를 해외 문화로 확장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기업들이 앞다퉈 글로벌 앰배서더를 내세우는 배경에는 K푸드 시장 자체의 성장세가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K푸드+ 수출액은 70억50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4.1% 늘어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농식품 수출액은 53억8000만달러로 5.0% 증가했다.

 

지역별 농식품 수출 증가율은 중동이 25.2%로 가장 높았고 중남미 19.5%, 유럽 17.9%, 북미 11.0%, 중화권 9.5% 순이었다. 과거 일본·중국·미국에 집중됐던 K푸드 소비 지역이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K콘텐츠가 식품 소비를 끌어올리는 효과도 수치로 확인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분석에 따르면 K콘텐츠 수출이 10% 증가할 경우 농식품 산업 생산액이 약 1660억원 늘어나는 것으로 추정됐다.

 

결국 글로벌 스타 마케팅의 다음 승부처는 ‘몇 억뷰를 찍었느냐’가 아니다. 뷔를 보고 진로 광고를 클릭한 해외 소비자가 실제 소주를 사고, 에스파를 보고 신라면을 처음 맛본 소비자가 다시 제품을 찾느냐에 달려 있다.

 

K팝의 팬덤을 빌려 브랜드를 알리는 단계는 이미 넘어섰다. 이제 유통업계가 증명해야 할 숫자는 조회수가 아니라 해외 매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