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 자폭 테러 희생자들 5주기를 맞아 임무를 수행하던 중 목숨을 잃은 미군 장병 13명을 추모했다. 그러면서 당시 대통령이던 전임자 조 바이든을 겨냥해 “우리나라 역사상 최악의 군사적 참사”라고 맹비난했다.
26일(현지시간) 백악관에 따르면 트럼프는 포고문을 통해 이날을 ‘애비게이트(Abbey Gate) 공격 5주년 기념일’로 선포했다. 이는 2021년 8월26일 아프간 카불 공항의 애비게이트에서 일어난 자폭 테러를 의미한다. 미군 13명이 전사하고 45명이 다쳤다. 아프간 민간인 중에서도 16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당시 아프간은 탈레반의 재집권을 앞두고 외국으로 빠져나가려는 이들이 유일한 탈출구인 카불 공항을 향해 쇄도하던 때였다. 탈레반 측이 대피 시한을 2021년 8월31일까지로 못박은 상황에서 아직도 아프간을 떠나지 못한 이들로 공항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에 미군은 공항을 이용하는 아프간 민간인들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군사 작전을 펼치고 있었다.
그때 탈레반과 사이가 나쁜 테러 조직 이슬람국가(ISIS)의 한 분파가 자폭 테러를 저질렀다. 몸에 폭탄을 두른 사람이 애비게이트 부근에 모여 있던 군중을 향해 돌진한 것이다. 현장에서 질서를 유지하던 미군 13명(해병대 11명, 육군·해군 각 1명)이 그 자리에서 폭사했다.
트럼프는 포고문에서 “미군의 용감한 전사들은 20년간 아프간의 산과 도시를 누비며 테러를 근절하고 탈레반을 권력에서 몰아내기 위해 싸웠다”며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힘들게 쟁취한 성과를 허비하며 전략보다 정치를 우선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나라 역사상 최악의 군사적 참사 중 하나가 될 부실한 철수를 서둘러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2021년 7월2일 바이든이 미국의 아프간 완전 철군을 선언한 점을 겨냥한 것이다.
미군이 사라진 아프간은 금세 탈레반 세상이 됐다. 2021년 8월15일 아프간 대통령 등 정부 요인들은 진작 도망을 치고 없는 가운데 탈레반 대원들이 수도 카불을 점령했다. 미군은 급하게 아프간을 떠나느라 군용 헬리콥터 등 수십억달러에 달하는 장비를 남겨뒀고, 이는 고스란히 탈레반의 차지가 되고 말았다.
트럼프는 “애비게이트와 같은 실패가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우리는 13명의 전사한 군인과 그 가족들에게 ‘나라를 위해 치른 희생을 결코 잊지 않겠다’는 신성한 약속을 다시 한 번 다짐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인들을 향해 “우리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용감한 남녀들의 영웅적 정신과 그 자랑스러운 유산을 기억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