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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실적 쐈다… AI 고점론 잠재운 엔비디아 삼성전자, 하이닉스도 활짝 [반도체 투자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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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분기 매출액 2배 상승
식지않은 AI 인프라 투자 열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반도체도 수혜 기대

인공지능(AI) 반도체 세계 1위 기업인 엔비디아가 지난해의 두 배가 넘는 매출액을 기록하면서 AI 인프라 투자 열기가 여전히 식지 않고 있음을 증명했다. 일각에서 터져나온 AI 투자 고점론을 한방에 잠재우면서 지금의 AI, 반도체 랠리가 계속될 것임을 알렸다.

 

엔비디아는 회계연도 2분기(5∼7월)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줘 106% 늘어난 962억2000만달러(약 133조2000억원)를 기록했다고 26일(현지시간) 공시했다. 이는 시장조사기관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이 집계한 시장전망치 921억7000만 달러를 40억 달러 이상 웃돈 수치다. 13분기 연속 매출 신기록도 경신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AP연합뉴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AP연합뉴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실적과 관련해 “AI가 변곡점에 도달했다”며 “토큰은 생산적이고 수익성이 높으며 이제는 연산이 곧 매출이 됐다”고 선언했다.

 

황 CEO는 AI 인프라 수요가 견조하다고 알렸다. 시장과 반도체 업계에서는 AI 투자에 뛰어든 회사와 연구소들의 자본이 고갈돼 더 이상 투자에 힘을 쏟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강했다. 이로 인해 엔비디아와, 엔비디아에 메모리를 납품하는 한국 반도체 회사들의 실적이 꺾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황 CEO는 상황이 달라졌다고 전했다.

 

그는 “작년 이맘때만 해도 인프라 확충을 주도하는 AI 연구소는 하나뿐이었으나 지금은 새로운 연구소와 스타트업이 쏟아져나오는 황금기를 맞이했다”며 “본격적인 양산 단계에 접어든 ‘베라 루빈’은 바로 이 순간을 위해 개발됐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실제로 대규모 데이터센터 운용사들인 ‘하이퍼스케일러’ 대상 매출은 지난해 242억 달러에서 487억 달러로 갑절로 증가했고, 이를 제외한 클라우드사·기업 대상 매출도 169억 달러에서 403억 달러로 약 2.4배 늘어났다. 판매처가 점차 다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제품을 공급하고도 대금을 받지 못한 매출채권 금액이 630억 달러(약 87조원)로, 6개월 전의 385억 달러보다 크게 늘어난 것은 우려 요인이다. 콜레트 크레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우량 고객과 다분기 계약에 대한 지급 조건이 연장돼 매출채권 회수 기간이 45일에서 60일로 늘어났다”고 매출채권 증가의 배경을 설명했다.

 

◆메모리 확보 나서는 엔비디아 국내 반도체에도 청신호

 

이번 보고서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공급·생산능력 약정의 급증이다. 엔비디아 측은 “광범위한 협력사 네트워크를 통해 향후 수년간의 수요를 감당하는 데 필요한 공급과 핵심 부품을 확보했다”며 “공급 약정 규모를 직전 분기 1190억 달러에서 이번 분기 2790억 달러로 끌어올렸다”고 밝혔다. 공급 약정 규모가 한 분기 만에 2배 이상으로 불어난 셈이다. 

 

회사는 이 약정의 성격을 분명히 못 박았다. 데이터센터 인프라 시스템을 위한 것으로, “주로 메모리와 제조 설비”에 관한 것이며, 현재와 미래의 제품 아키텍처에 걸친 장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AI 가속기의 성능을 좌우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메모리 반도체를 미리 대량으로 묶어두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엔비디아가 메모리 대량 확보에 나선다는 점은 국내 반도체 업계엔 호재다.

 

시장에서는 올해 D램 수급 격차를 15년 만에 가장 심각한 수준으로 평가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상위 3대 메모리 제조사는 올해 생산능력을 사실상 모두 예약 완료한 상태다. 웨이퍼 팹 건설에 4~5년이 걸리는 만큼 올해 추가될 신규 공급은 거의 없을 전망이다. 즉, 팔 물건은 부족하고 값은 오르는 국면에서 엔비디아가 대규모 물량을 선점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공급자 우위 시장에서 이만한 '큰손 고객의 장기 확약'은 실적과 협상력 모두에 호재다. 특히 엔비디아의 HBM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사실상 과점하다시피 한 점에서 상당한 수혜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