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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비 690배 흥행 ‘옵세션’ 내달 2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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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세 유튜버 출신 감독 데뷔작
공포 장르에도 곳곳 ‘웃음코드’

짝사랑하는 여자가 나를 사랑하게 해달라고 소원을 빌었다. 소원은 이뤄졌다. 다만 그 사랑은 집착(obsession)이 됐다.

다음 달 2일 개봉하는 공포영화 ‘옵세션’의 설정이다. 친구 니키(인디 네버레티)를 짝사랑하는 20대 남자 베어(마이클 존스턴)는 골동품 상점에서 소원을 이뤄 준다는 나뭇가지를 사서 빈다. “니키 프리먼이 날 제일 사랑하면 좋겠어.”

영화 ‘옵세션’ 스틸컷. 유니버설픽쳐스 제공
영화 ‘옵세션’ 스틸컷. 유니버설픽쳐스 제공

베어를 남동생처럼 여기던 니키는 바로 그날 밤부터 세상 누구보다 다정한 연인으로 돌변한다. 소원은 정확히 이뤄졌다. 문제는 지나치게 완벽하게 이뤄졌다는 것. 니키는 베어의 일거수일투족을 알고 싶어 하고,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견디지 못하며, 그의 삶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 한다. 집착은 곧 폭력으로 치닫는다. 사랑을 원했던 남자는 자신을 향한 사랑에서 공포를 느끼고 도망쳐야 하는 처지가 된다. 이야기는 극단적 파국으로 끝난다.

그런데 이 영화, 무섭기만 한 것은 아니다. 니키의 과도한 애정 표현과 돌발 행동은 섬뜩하면서도 우습다. 지난 21일 시사회에서 니키가 광적으로 베어에게 매달리는 장면마다 객석에서 웃음이 터졌다. 상영 뒤에는 “멘헤라(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상태를 가리키는 신조어) 여자친구 같다”, “진짜 빌런은 베어”라는 등 활발한 반응이 나왔다.

흥미로운 설정과 캐릭터성은 앞서 북미 흥행으로 결실을 보았다. 지난 5월 북미에서 개봉한 ‘옵세션’은 글로벌 흥행 수입 5억100만달러(약 6900억원)를 돌파했다. 신인 배우들을 기용한 제작비 75만달러(약 10억원)의 저예산 영화가 이룬 이례적 성과다. 통상 공포영화는 첫 주말에 장르 팬들이 몰린 뒤 관객이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지만, ‘옵세션’은 북미에서 2주차 흥행 수입이 첫 주보다 30% 늘었다. 입소문이 흥행을 키웠다는 의미다.

올해 극장가에는 같은 경로를 밟은 또 한 편의 공포영화가 있었다. 약 3억9400만달러(약 5440억원)의 글로벌 흥행 수입을 올린 ‘백룸’이다. 5월 국내 개봉해 121만 관객을 모으며 깜짝 흥행하기도 했다. ‘옵세션’을 만든 커리 바커는 26세, ‘백룸’을 만든 케인 파슨스는 21세다. 두 감독 모두 유튜버로 먼저 이름을 알렸고, 온라인에서 팬을 확보한 뒤 극장에서 선보인 첫 장편영화로 홈런을 날렸다.

두 Z세대 감독의 활약은 할리우드의 인재 발굴 방식에도 질문을 던졌다. 미국 연예매체 버라이어티의 클레이턴 데이비스는 한 인터뷰에서 스마트폰을 두고 “영화학교이자 영화 스튜디오, 편집실이 될 수 있다”며 “영화계와 연고가 없더라도 관객과 연결돼 있는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고, 한 번 타석에 세워 홈런을 칠 수 있는지 보자”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