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태어난 외국인 아동도 부모의 국적이나 체류 자격과 관계없이 국내에서 출생등록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헌재는 27일 베트남 국적 A씨와 자녀가 국내에서 태어난 외국인의 출생신고에 관해 정하지 않은 행위는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위헌 확인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국적이나 체류자격 및 본국에서의 출생등록 여부와 관계없이 대한민국 법에 따른 출생등록이 가능하도록 그 권리의 구체적 내용을 형성하여야 할 국가의 입법 의무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현행 가족관계등록부에는 대한민국 국민만 등록할 수 있다. 국내에서 태어난 외국인 아동은 일정 요건을 갖추면 외국인등록을 할 수 있다. 본국 대사관에 먼저 출생등록을 하고 국적을 확인받아야 한다. 다만 부모가 체류 자격이 없는 경우에는 이용하기 어렵다.
이에 대해 헌재는 “‘태어난 즉시 출생 등록될 권리’는 ‘출생 후 아동이 보호받을 수 있을 최대한 빠른 시점’에 아동의 출생과 관련된 기본적 정보를 국가가 관리할 수 있도록 등록할 권리”라고 강조했다. 헌재는 이어 “이는 아동이 사람으로서 인격을 자유로이 발현하고 부모와 가족 등의 보호 아래 건강한 성장과 발달을 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보호장치를 마련하도록 요구할 수 있는, 헌법에 명시되지 아니한 독자적 기본권이자 일반적 인격권을 실현하기 위한 기본적인 전제”라며 “아동이 내국인인지 외국인인지에 따라 그 보장 여부를 달리해야 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청구인 A씨는 2008년 비전문취업비자를 받아 한국에 입국해 2016년 베트남 국적의 아내와 결혼했다. A씨 부부는 승인된 체류 기간을 넘겼으나 국내에 머물고 있다.
부부는 2019년 서울의 한 의료원에서 아이를 낳았지만 출생신고를 못 했다. 현행 가족관계등록법이 ‘국민’의 출생·혼인·사망 등에 관한 등록만 규정하고 있어서다. A씨 자녀와 같이 국내에서 태어난 외국인의 출생신고에 관한 규정은 없다. A씨는 이런 법적 미비로 기본권이 침해됐다고 주장하며 2022년 2월 헌법소원을 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