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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용산공원 주택 전환, 정부와 대립각? 졸렬한 견해”

“도시를 경영하는 책임자 입장에서 공원 예정 부지를 주거 부지로 전환한다는 건 상상하기 어려운 얘기입니다. 이를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에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는 것으로 폄하하는 것은 참으로 졸렬한 견해입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7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39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27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39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은 27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39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용산공원 주택 공급 방안을 둘러싼 서울시의 반대가 정부를 겨냥한 정치적 대응이라는 시각이 있다’는 취지의 국민의힘 차인영 시의원 질의에 이같이 말했다.

 

오 시장은 “전 세계 어느 대도시의 시장이라도 공원 용지로 예정돼 있던 곳을 부동산 가격 급등 국면을 탈출하기 위한 주거용 부지로 전환한다는 논의가 사회적으로 제기된다면 동의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존 입장은 일관된 소신…현 정부선 착공 못 한다”

 

오 시장은 자신의 용산공원 보존 원칙이 특정 정권과의 대립에서 비롯된 게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20여년 전 노무현 정부에서 용산공원 선포식을 할 때도 본체 부지 일부를 매각해 이전 비용으로 쓰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항의의 뜻으로 참석하지 않았다”며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을 제정하고 어떤 경우에도 본체에 손대지 않는다는 걸 보장해주지 않으면 서울시장은 그 마스터플랜에 동의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때나 지금이나 제 입장은 일관된다”며 “시장으로서의 정책적 판단과 정치적 소신을 정부와의 대립각을 세운다는 식으로 깎아내리는 것은 적절치 않은 지적”이라고 비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7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39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시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27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39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시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 시장은 한 차례라도 용산공원 부지 일부를 주거용으로 전환하는 선례를 남기면 향후 정권에서도 필요에 따라 같은 논리가 반복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일부는 쓸 수도 있지 않느냐는 발상으로 접근하면 앞으로 군데군데 남아날 데가 없을 것”이라며 “특히 여론조사 결과 서울시민 3명 중 2명은 용산공원에 주택을 공급하는 것에 반대하고 있고 전체 응답자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47%는 ‘절대 반대’라고 답했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0∼23일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용산공원 활용 공공 주택 공급 관련 인식조사’(유·무선 임의전화걸기를 통한 전화면접 방식,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를 실시한 결과 ‘반대한다’는 응답은 63.9%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보면 ‘매우 반대’는 46.7%, ‘대체로 반대’는 17.2%로 집계됐다.

 

용산공원 부지를 활용하더라도 주택을 착공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 기대했던 시기에 공급 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점도 반대 근거로 들었다. 특별법을 개정하고 미군으로부터 부지를 완전히 반환받은 뒤 토양 정밀조사와 오염토 정화, 지구 지정, 인허가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오 시장은 “용산공원 내 어린이정원보다 작은 캠프킴 사례를 보더라도 오염토 정화를 시작한 지 5년3개월이 지났지만 아직 작업이 끝나지 않았다”며 “이 정부 하에서는 착공 못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10년 뒤 주거지 공급을 전제로 대안을 제시할 수 있었던 것”이라며 서울 강남구 탄천물재생센터 부지 활용을 거듭 제시했다.

 

서울시는 노후한 탄천물재생센터 이전으로 확보할 수 있는 약 40만㎡ 부지에 인근 세텍(SETEC)과 동부도로사업소 부지를 더해 약 50만㎡ 규모로 가칭 ‘동남권 청년 특화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부지 절반에 1만~1만3000가구 규모의 주택을 짓고 나머지 공간에는 피지컬 인공지능(AI)과 연구개발(R&D) 시설을 넣어 주거와 산업 기능을 결합하겠다는 계획이다. 오 시장은 세텍과 동부도로사업소 이전으로 마련한 5조원가량의 여유 자금 중 5000억원을 사업의 마중물로 활용할 수 있다고도 부연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10회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10회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13만가구 순증 가능”…‘훼손 부지’ 주장도 반박

 

오 시장은 정부가 군인아파트 등 이미 훼손된 부지만 활용하겠다고 설명한 것에는 “매우 잘못된 표현”이라고 반박했다. 오 시장은 “용산공원에는 군부대로 사용됐던 건축물 1000여 채가 있고 특별법은 이를 모두 아는 상태에서 만들어졌다”며 “건축물이 있는 곳에 훼손됐다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아파트를 짓자고 하면 공원 전체를 주택용지로 쓰겠다고 해도 말릴 방법이 없다”고 쏘아붙였다.

 

정비사업 활성화가 용산공원에 주택을 공급하는 것보다 훨씬 실효성 있는 방안이라고도 주장했다. 오 시장은 “현재 추진 중인 재개발·재건축과 모아타운을 통해 2031년까지 31만가구 착공이 가능한데 그중 순증 물량은 8만7000가구”라며 “정비사업 용적률을 법정 상한의 1.2배까지 높여달라는 시의 요청이 받아들여진다면 2031년까지 순증 물량을 4만3000가구 더 늘려 총 13만가구를 공급할 수 있다”고 피력했다.

 

정부가 용산국제업무지구의 주택 공급 규모를 기존 6000가구에서 1만가구로 늘리는 방안을 제시한 것을 두고는 학교 용지를 확보한다는 전제로 최대 8000가구까지 동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오 시장은 “불행하게도 학교 용지가 확보되지 않고 있다”면서 “여러 대안을 검토했지만 실효성이 낮은 것으로 결론이 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토부도 1만가구를 공급하는 것만큼 사업을 신속하게 추진하는 게 중요하다는 점을 알고 있고 장관도 신속성이 중요한 가치라는 데 인식을 같이한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이 문제와 관련해서는 합의안이 도출될 가능성을 보고 있으니 조금만 더 지켜봐 달라”고 했다.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500세대 이하 소규모 정비사업 인허가 권한의 자치구 이양 방안을 놓고는 “구청에 전담 인력이 별로 없고 자치구별 통일된 기준이 없는데 실제 현장에서 생길 혼선과 갈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며 “전문가와 현장 의견을 도외시한 채 정치적 구호로 권한 이양을 밀어붙이면 큰 후회와 후유증을 남기고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