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니아 내전에서 집단학살과 반(反)인도적 범죄를 저지른 혐의가 인정돼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중인 ‘발칸의 도살자’ 라트코 믈라디치가 84세로 사망했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세르비아 국영 RTS 방송 등에 따르면 믈라디치의 변호사가 네덜란드 헤이그의 유엔 구금시설에 수감돼 있던 그의 사망 사실을 확인했다. 믈라디치는 최근 수차례 뇌졸중을 겪었으며, 인지기능 장애도 앓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믈라디치의 가족은 그를 조기 석방해 치료를 위해 세르비아로 보내줄 것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다만 유엔 측은 믈라디치가 숨졌는지를 곧바로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믈라디치는 보스내아 내전 당시 세르비아계 반군 사령관으로 1995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동북부의 무슬림 마을 스레브레니차에서 8000여 명이 몰살된 ‘스레브레니차 학살’을 비롯해 세르비아계 군대의 여러 잔학 행위를 지휘한 혐의로 2017년 유엔 전범재판소에서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2차 대전 이후 최악의 집단학살 사건으로 꼽히는 스레브레니차 사건으로 1995년 궐석 기소됐으나 16년간 도피 생활을 하다가 2011년 세르비아 당국에 체포돼 헤이그에 있는 유엔 전범재판소로 넘겨졌다.
1992년부터 1995년까지 이어진 보스니아 내전은 1990년대 초 동구권 공산주의 체제 붕괴 후 유고슬라비아 연방 해체 과정에서 민족·종교 갈등이 폭발하면서 발발했다. 유고 연방에서 탈퇴한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에 이어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도 독립을 추진하자 이를 저지하려는 보스니아 내 세르비아계 세력이 독립 찬성파인 보스니아계, 크로아티아계와 극한 대립하며 10만명 이상이 목숨을 잃는 참극이 벌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