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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대홍수' 접경지역 북새통…다리 끊겨 전진 불가 아비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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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만두 공항서 56㎞ 달려 트리슐리 군사기지…군용차·앰뷸런스 가득
오토바이 수백대 대기 행렬…가족 생사 확인하려는 수백명 인파 발동동
(비두르[네팔]=연합뉴스) 정윤주 촬영
(비두르[네팔]=연합뉴스) 정윤주 촬영

사망자와 실종자가 1천200명을 넘어선 네팔 대홍수.

27일(현지시간) 네팔 수도 카트만두 공항에서 차를 타고 3시간가량 달려 도착한 트리슐리 군사기지에서 더는 갈 수가 없어 발이 묶였다. 사고지점까지 절반 지점에서 멈춰 선 것이다.

군사기지 인근 다리가 홍수로 끊겨 사고 지점으로 이동할 방법이 없었다.

전날 빙하 붕괴로 보테코시강이 범람하면서 카트만두에서 약 120km 떨어진 라수와 지역에 참사가 벌어졌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퍼진 영상을 보면 거대한 규모의 흙탕물이 마을을 덮쳐 모든 것이 사라졌다.

People walk past damage in the aftermath of flash floods in Devighat in the Nuwakot district in Nepal, Thursday, Aug 27, 2026. (AP Photo/Niranjan Shrestha)
People walk past damage in the aftermath of flash floods in Devighat in the Nuwakot district in Nepal, Thursday, Aug 27, 2026. (AP Photo/Niranjan Shrestha)

네팔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이날 오후 기준 사망자 이외 800여명이 실종됐고, 이 가운데 600여명이 인도·미국·영국·호주·말레이시아·이탈리아·우크라이나 등 30개국 안팎 출신 외국인이다.

사고 지역에서 수력발전소를 건설하던 한국남동발전과 두산에너빌리티 소속 한국인 9명도 연락이 끊긴 상태다.

라수와 지역은 본래 카트만두에서 차를 타고 6시간 안팎이 소요됐다.

산악지대이자 도로 사정이 좋지 않아 폭우가 쏟아지거나 기상이 악화하면 접근하는 데 훨씬 긴 시간이 걸렸다.

도로에 포트홀이 많아 위험했고, 아스팔트가 안 깔린 곳도 많아 안전벨트를 하지 않으면 몸이 창문까지 튀어 나갈 정도로 경사가 심하고 덜컹거렸다.

그렇게 천신만고 끝에 달려왔지만, 이번엔 아예 다리와 길이 끊기면서 더는 전진할 방법이 사라졌다.

가족의 생사를 확인하려는 현지인은 물론 외국인들까지 트리슐리 군사기지로 몰려들었다.

트리슐리 군사기지는 카트만두의 국제공항에서 56㎞가량 떨어져 있는 비두르 지역에 있다.

군사기지에서 북쪽으로 1㎞ 정도 향하면 놓인 다리가 홍수로 끊기는 바람에 헬기를 대절하지 않는 한 더는 계속 갈 방법이 없다.

현지 시각 오후 7시 기준 트리슐리 군사기지는 입구에서부터 가족들을 찾으려는 차량 행렬로 아비규환이었다.

오토바이 수백대가 늘어서 있었고, 군사기지 방면으로 들어가려는 차량도 줄을 섰다. 군사기지 앞에는 수백명의 사람들이 가족의 생존 여부를 확인하고자 모였다.

군사기지 내부에는 전날 구조된 사람들이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크게 다치지 않고 구조된 사람들은 이 곳 군사기지에 머물고, 크게 다친 사람들은 카트만두 병원으로 이송됐다.

네팔인들은 구조된 가족이 군사기지 안에 머무는 게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내부로 들어가거나 앞에 서서 군사기지에서 나오는 가족들과 조우했다.

이는 혼선을 막기 위해 군이 내린 조처라고 군 관계자는 설명했다.

Residents carry their belongings as they walk to safer areas in the aftermath of flash floods in Devighat, in Nepal's Nuwakot district, Thursday, Aug. 27, 2026. (AP Photo/Niranjan Shrestha)
Residents carry their belongings as they walk to safer areas in the aftermath of flash floods in Devighat, in Nepal's Nuwakot district, Thursday, Aug. 27, 2026. (AP Photo/Niranjan Shrestha)

바살 타망(27) 씨는 기다림 끝에 라사와 지역에 살고 있던 여동생 2명과 어머니를 만났다.

여동생 안주 타망(22) 씨는 홍수가 발발한 상황에 대해 "정신이 없어서 기억이 하나도 안 난다"며 "엄청 빠른 속도로 도망쳤다"고 말했다.

그는 군사기지를 나서서도 친구들과 연신 전화 통화를 했다.

막내 여동생 릴제나 타망(14) 씨는 '괜찮냐'는 질문에 고개를 저으면서 "살아나서 지금은 행복하다"고 말했다.

바살 씨는 가족들을 인근 지역인 비두르로 데려가 저녁을 먹을 계획이라며 웃었다.

케삽 마하두수아라(23) 씨는 홍수로 라수와까지 가는 다리가 끊기는 바람에 이곳 비두르에 갇혔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

마하두수아라 씨는 머무는 집이 언덕 위에 위치해 화를 면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가족들은 다 안전하지만, 다리가 끊기는 바람에 어제부터 여기에 갇혀 있다"며 "강을 건너게 해 달라고 말하기 위해 이곳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물과 흙이 섞여 쏟아져 나오는 모습을 두 눈으로 직접 목격했다고 설명했다.

마하두수아라 씨는 "정말 '몬스터'(monster·괴물) 같았다"며 "언덕 위에서 물과 흙이 터져 나오는 모습을 봤는데 정말 무서웠다"고 말했다.

군사기지 앞은 연달아 빠져나오는 군용차와 앰뷸런스로 가득 찼다. 비까지 내리기 시작했다.

군인들도 생존자들 문의에 응답하거나 내부로 들여보내는 사람들을 선별하는 데 여념이 없는 모습이었다.

오후 7시 30분이 넘자 군사기지는 문을 닫았고, 기지 내부에 있던 군인들도 맞은편 숙소로 이동했다.

군사기지 앞에 모여있던 네팔인들도 군사기지가 문을 닫자 각자 차를 타고 돌아갔다.

군사기지는 28일 오전 다시 문을 열고 생존자들과 가족들을 만나게 할 계획이다.

다만, 가족의 생사를 확인하지 못한 네팔인들도 있었다.

이들은 경찰들이 마련해 둔 간이 창구에서 자신의 이름과 가족의 이름, 전화번호 등을 적으며 실종자를 찾았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