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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암물질 배추’ 파장…중국 총리 “농장서 식탁까지 전 과정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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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뉴시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뉴시스)

중국 허베이성에서 배추 밑동을 포름알데히드 용액에 담가 신선도를 유지한 사실이 드러나자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농산물 생산부터 유통까지 전 과정의 식품 안전 감독 강화를 주문했다. 국내에서는 중국산 배추와 배추김치 등 82건을 검사한 결과 포름알데히드가 검출되지 않았지만, 수입 물량이 급증한 가운데 생배추의 유통 경로와 음식점 원산지 표시를 둘러싼 사각지대는 남아 있다.

 

◆ “농장서 식탁까지”…배추 파동 직후 나온 총리 지시

 

28일 중국 정부망과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리 총리는 지난 24∼26일 헤이룽장성과 지린성을 시찰하며 식량 안보와 식품 안전을 강조했다.

 

리 총리는 지린성 쑹위안의 식용유 생산업체 지린쉬신유지를 방문한 자리에서 “식품의 품질과 안전이라는 관문을 엄격히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생산·수매·가공·유통 등 핵심 단계를 면밀히 관리하고 농장에서 식탁까지 전 과정의 감독을 강화하라고 주문했다.

 

리 총리가 ‘포름알데히드 배추’ 사건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다만 허베이성 장자커우시 캉바오현에서 불법 보존제를 사용한 사실이 확인되고 중국 중앙정부가 전국적인 특별 점검을 지시한 직후 나온 발언이라 주목받았다.

 

리 총리는 이번 시찰에서 가을철 풍작을 위한 농자재 공급과 정책 지원, 농업 재해 대응 능력 강화도 주문했다. 현대 농업을 발전시켜 농업 생산 능력을 높이고 주요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해야 한다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

 

◆ 배추 밑동을 용액에…중국, 유통 경로 추적

 

사건은 캉바오현의 배추 수매 현장을 촬영한 영상이 공개되면서 알려졌다. 영상에는 수매업자들이 수확한 배추를 트럭에 싣기 전 한 포기씩 들어 뿌리 부분을 액체가 담긴 대야에 넣었다 꺼내는 장면이 담겼다.

 

캉바오현 정부는 지난 22일 현장 조사 결과 영상 속 상황이 사실이며, 수매업자가 운송 중 신선도를 유지하려고 저지른 불법 행위라고 밝혔다. 현지 공안은 관련자와 차량에 법적 강제 조치를 하고 배추의 유통 경로를 추적하고 있다.

 

중국 국무원 식품안전판공실과 농업농촌부,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은 문제 배추가 시장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유통 경로를 확인하고, 각 지역에서 배추 등 쉽게 부패하는 채소를 대상으로 특별 표본검사와 시장 점검을 벌이도록 지시했다.

 

포름알데히드는 소독·방부제와 생체 조직 보존 등에 쓰이는 물질이다.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사람에게 암을 일으킬 수 있다는 충분한 근거가 있는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한다. 다만 1군은 발암성 근거의 강도를 뜻하며 특정 노출량에서 암이 생길 확률을 나타내는 등급은 아니다.

 

◆ 국내 유통 82건 모두 불검출…문제 지역 배추도 없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7일 국내에 유통 중인 중국산 배추김치 50건과 배추 29건, 절임배추 3건 등 82건을 수거해 검사한 결과 포름알데히드가 모두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중국 주재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을 통해 국내로 배추김치를 수출하는 중국 제조업체 55곳의 배추 구매 지역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문제가 발생한 캉바오현 배추를 구입한 곳은 없었다.

 

식약처는 지난 24일부터 수입 신고되는 중국산 배추를 통관 때마다 검사하고 있다. 배추김치와 절임배추도 해외 제조업소별로 검사를 진행하며 중국 정부의 조사 결과와 국내 검사 상황을 계속 확인할 방침이다.

 

◆ 검사는 늘었지만 쌈배추 산지는 알기 어렵다

 

중국산 배추 수입량은 최근 크게 늘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2025년 배추 수입량은 2만305톤으로 2024년 4135톤의 4.9배였다. 배추 수입이 몰렸던 2010년 1만3564톤보다도 1.5배 많은 규모다.

 

정부는 2025년 겨울배추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에 대응해 배추 관세를 27%에서 0%로 낮춘 할당관세를 4월 말까지 적용했다.

 

수입 단계 검사가 강화됐어도 음식점에서 소비자가 원산지를 확인하기 어려운 경로는 있다. 배추김치와 그 원료인 배추·고춧가루는 음식점 원산지 표시 대상이지만, 생배추가 쌈 채소로 제공되면 표시 의무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겉절이와 씻은 김치, 보쌈김치, 백김치는 배추김치로 분류돼 원산지를 표시해야 한다.

 

완제품 김치의 원료 추적에도 한계가 있다. 수입 신고 단계에서 확인되는 정보는 김치를 만든 해외 제조업소이고, 원료 배추가 어느 농장과 수매 현장에서 왔는지는 별도로 신고되지 않는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 기준 올해 1∼7월 김치 수입량은 19만4403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늘었다. 같은 기간 기준 역대 최대이며, 수입액은 1억2593만달러로 16.3% 증가했다. 수입 김치의 대부분은 중국산이다.

 

이번 검사 결과는 현재 국내 유통 제품에서 포름알데히드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준다. 다만 특정 산지의 배추가 과거 어떤 경로로 유통됐는지까지 거슬러 확인하려면 중국 당국의 유통 경로 조사와 원료 산지 정보가 뒷받침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