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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 대피 소동… 눈에 띄지 않는 실외기 ‘화재 주의보’

실외기 화재 10건 중 7건은 '전기적 요인
가연물 치우고 흡배기구 공간 확보해야

폭염이 지속하면서 순식간에 화마로 돌변하는 실외기 사용에 주의가 요구된다.

 

29일 충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후 9시58분쯤 진천군 덕산읍의 한 아파트에서 화재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당국은 인력 73명과 장비 30대를 투입해 진화에 나섰고 신고 접수 26분 만인 이날 오후 10시24분쯤 불길을 완전히 잡았다.

아파트 실외기 화재로 벽면이 그을린 모습 . 충북소방본부 제공
아파트 실외기 화재로 벽면이 그을린 모습 . 충북소방본부 제공

이날 불로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실외기실과 외벽 각 2㎡가 그을리고 실외기 1대와 전열교환기 1대가 탔다. 소방당국이 추산한 피해액은 50만6000원(부동산 21만8000원, 동산 28만8000원)이다. 아파트 일부 주민들은 대피 소동을 빚기도 했다.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문제는 이런 아찔한 순간이 남의 일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국가화재정보시스템 통계를 보면 충북 도내 에어컨 화재는 2023년 7건이던 것이 2024년 9건, 2025년 10건으로 점차 증가했다. 피해액도 각각 600만원, 666만원, 1190만원에 이른다. 올해는 전날 기준 5건(피해액 259만원)이 발생했다.

 

에어컨 화재는 실외기 점검이 필수다.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전국에서 발생한 실외기 화재 1168건 가운데 전기적 요인이 75.4%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실외기가 직사광선과 비, 먼지에 상시 노출되는 구조여서 열 방출이 어렵다고 본다. 여기에 전선과 단자에 먼지·습기가 쌓이면서 전기 불꽃이나 트래킹 현상(먼지나 습기로 인해 전기가 통하는 현상)으로 이어지기 쉽다고 지적한다.

 

특히 아파트 등 공동주택 실외기실은 사람이 상주하지 않아 이상 징후를 조기에 발견하기 어려운 관리 사각지대로 꼽힌다. 시원하고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지만 정작 누구도 눈여겨보지 않는 공간이라는 점이 화재 위험을 키우는 셈이다.

 

실외기 안전을 지키는 일은 어렵지 않다. 소방당국은 △사용 전 전원 플러그와 전선의 손상 여부 확인 △실외기 주변 먼지와 낙엽 등 가연물 제거 △실외기 흡배기구 공간 확보 △문어발식 콘센트 사용 자제 등을 당부했다.

 

충북소방본부 관계자는 "폭염으로 에어컨 가동 시간이 길어지면서 실외기 과열로 인한 화재 위험도 함께 커지고 있다"며 "정기적인 점검과 함께 이상 소음이나 냄새가 감지되면 즉시 사용을 중단하고 점검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