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대대적으로 공습해 이란 전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하면서 시작된 미국-이란 전쟁이 28일로 6개월을 맞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습 당시인 2월 말 “전쟁은 4∼6주면 끝날 것”이라고 호언장담 했지만, 오히려 이란은 호르무즈해협을 볼모로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을 경제적으로 봉쇄하는 고사 작전에 들어갔지만, 강경파가 득세한 이란은 결사항전을 고수하고 있다.
A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가 군사작전을 전격 감행한 것은 지난 2월28일(현지시간)이다. 연초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해 미국으로 압송하는 이른바 ‘참수작전’이 성공한 데 고무된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에 대한 대규모 공습에 나섰고, 전 최고지도자인 알리 하메네이를 폭사시켰다.
당시 미국은 이란의 하메네이만 제거하면 내부적으로 붕괴될 거라는 이스라엘의 정보를 신뢰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수십년간 국제사회의 제재와 고립을 견뎌온 데다가 종교의 힘으로 뭉친 이란은 베네수엘라와 너무나도 달랐다. 이란은 전 세계 석유 유통의 경동맥인 호르무즈해협 통제에 나서면서 트럼프 대통령에 맞설 강력한 무기를 확보했다. 호르무즈해협만 쥐고 있으면 국제유가가 치솟으면서 전 세계가 물가로 고통받는다는 전략적 가치를 확인하게 된 것이다.
게다가 현실적으로 지상군 투입을 할 수 없는 미국의 입장에서 이란을 향한 공격은 차선책이 없는 ‘악수(惡手)’였다. 미국은 21세기 들어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 지상군을 투입했다가 현지의 저항으로 큰 성과 없이 철수한 경험이 있다. 인구나 영토만 보더라도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과 비교할 수 없는 이란에 지상군을 투입하면 ‘제국의 무덤’이 되는 건 자명한 상황이었다.
이 같은 맥락으로 미국은 이란의 기반 시설 폭격과 이란 봉쇄로 대응하다가 지난 6월 중순 호르무즈해협을 개방하고 이란의 비핵화를 목적으로 하는 종전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하지만 종전 MOU는 체결 즉시 유명무실해졌다. 미국은 호르무즈해협의 완전한 개방을 원했고, 이란은 자국의 동결자금 해제가 우선이라고 맞섰다.
미국에서 이란의 동결자금 해제는 ‘뜨거운 감자’다. 과거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동결자금 일부를 이란에 돌려준 적이 있었는데,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전 대통령을 향해 ‘더러운 타협’을 했다고 비난한 바 있다. 이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동결자금을 해제하게 되면 정치적으로 자충수에 빠지는 셈이다.
게다가 이란도 협상을 주도해 온 온건파가 하메네이 장례식을 기점으로 빠르게 위축되고, 이란 혁명수비대(IRGC)로 대표되는 강경파가 득세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이란 강경파는 종전 이후에도 호르무즈해협 통제권을 가져가는 것을 원하면서, 미국과 이란은 비핵화 합의는 커녕 호르무즈해협 통제권을 두고 한 치의 양보도 하지 않고 있다.
결국 양국간 무력 공방이 재개되면서 종전 MOU는 지난 17일 성과없이 만료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고강도 폭격을 동원하려 했지만, 미군의 무기 재고 소진과 민심 악화 우려라는 리스크를 넘지 못하고 이란을 경제적으로 ‘왕따’ 시키는 작전으로 선회했다.
미국과 이란의 ‘강 대 강’ 대치는 양국은 물론 국제사회 질서에도 위기로 다가오고 있다. 당장 호르무즈해협 봉쇄가 이어지면서 유가 불안으로 인한 물가 상승이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에게 큰 악재다. 또한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는 원유에 의존하고 있는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 유럽 국가들 역시 경제 위기를 겪으면서 미국에 대한 신뢰가 훼손될 수밖에 없다. 이는 중장기적으로 미국에 타격이 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과 상의없이 시작한 전쟁에 뒤늦게 동맹국에게 파병이라는 고도의 협조를 요구하고, 이를 거부하면 경제적으로 보복하면서 동맹국의 불만을 키웠다.
이란 역시 군사·경제적으로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수십년간 경제 제재를 견뎌온 이란은 여전히 호르무즈해협 경색을 유지할 수 있을 정도로는 건재하다고 AP통신은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