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6000억 원대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를 초래한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자금 수백억 원을 빼돌린 핵심 인물들이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28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5부(노유경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부동산 시행사 메트로폴리탄 전 임원 채모 씨에게는 징역 7년과 추징금 약 32억 원, 박모 씨에게는 징역 6년과 추징금 약 37억 원이 각각 선고됐다. 범행에 가담한 라임자산운용 전 임원 김모 씨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 필리핀 불법 카지노 인수 숨기고 300억 원 편취
이 전 부사장 등은 2018년 12월쯤 메트로폴리탄 그룹의 정상적인 사업 투자 명목으로 라임 측을 속여 펀드 자금 300억 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조사 결과 이들은 정상 사업 투자가 아닌 불법 도박장이 운영되던 필리핀 이슬라 카지노를 인수할 목적으로 자금을 끌어쓴 것으로 드러났다.
채 씨와 박 씨는 라임의 투자 심사 취약점을 노려 허위 재무자료를 제출하는 수법으로 210억 원을 추가로 편취한 혐의도 받았다. 이들은 인수한 법인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허위 급여를 지급해 법인 자금 64억 원을 빼돌린 것으로 확인됐다.
◆ 법원 “사리사욕으로 운용사 기만…피해 회복 노력 없어”
재판부는 “금융업 종사자들이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자산운용사를 기만하고 300억 원의 투자금을 편취한 죄책이 무겁다”며 “라임자산운용과 메트로폴리탄이 파산에 이르는 등 사회적 해악이 크고,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도 찾아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전 부사장과 채 씨를 향해 “재판 내내 반성보다 변명에 급급했다”며 “피해자들에 대한 죄의식이 있는지조차 의심된다”고 질타했다. 다만 이 전 부사장이 재판 도중 채 씨에게 위증을 요구한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라임 사태의 몸통’으로 지목된 이 전 부사장은 2022년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해 징역 20년과 벌금 48억 원을 확정받고 복역하던 중, 2024년 4월쯤 이번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라임 사태는 2019년 7월쯤 코스닥 기업 전환사채(CB) 편법 거래와 수익률 부정 관리 의혹이 불거진 뒤 펀드 편입 주식 가격이 급락하며 대규모 환매 중단으로 이어진 금융 비리 사건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