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정비사업의 속도를 끌어올리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신규 부지 활용에 무게를 두는 정부에 맞서 재건축·재개발 활성화가 더 실효성 있는 공급 방안이라고 주장하는 만큼 이를 실제 성과로 연결하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서울시는 28일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 초기부터 주민 참여를 확대하고 기획 이후 후속 절차까지 연계·지원하는 운영 개선방안을 내놨다. 사업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지연 요인을 줄여 전체 소요 기간을 단축하겠다는 취지다.
신통기획은 서울시가 민간 주도 개발에 정비계획 수립 초기 단계부터 개입해 각종 계획과 절차를 지원하는 제도로 2021년 도입했다. 지난달 말 기준 신통기획 대상지는 311곳으로 이 중 192곳이 기획을 마쳤다.
이번 개선방안에는 그간 현장에서 제기된 보완 요구를 반영했다. 먼저 기존에는 기획 마무리 단계에서 주민 간담회와 설명회를 개최했으나 앞으로는 기획 초기 현장답사 단계부터 주민참여단이 참여하도록 하고 필요한 경우 주민이 자문회의에서 직접 의견을 설명할 수 있도록 소통 채널을 다양화한다. 또 기획 이후 심의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신통기획 자문회의에 통합심의위원 참여를 늘리고 통합심의 신청 전 주관부서와 사전 협의를 의무화한다. 이를 토대로 통합심의를 한 차례에 통과하도록 하겠다는 목표다. 이 밖에 서울시 홈페이지 내 신속통합기획 온라인 아카이브 공개 범위를 기획 완료 구역에서 기획 중인 대상지까지 확대하고 정비지원계획 수립 매뉴얼을 제작·공개해 정보 접근성과 정책 이해도를 높인다.
서울시는 최근 정비사업 지연 요인을 줄이기 위한 대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지난 23일 발표한 ‘모아타운 쾌속통합 추진계획’도 밀착 공정관리, 공공·주민이 함께하는 모아통합기획 도입, 사업 단계별 공공지원 강화, 주민소통과 사업역량 제고 등 사업 기간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지난 25일에는 서울 노원구에서 처음으로 현장 신통기획 자문회의를 열어 사업 초기부터 주요 쟁점을 점검했다.
여기에는 주택 공급 해법을 놓고 정부와 이견을 좁히지 못하는 데다 민선 8기에 이어 연임에 성공한 만큼 정비사업 정책의 실효성을 실제 성과로 입증해야 한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 시장은 2031년까지 정비사업으로 31만가구를 착공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기존 주택 멸실분을 빼더라도 8만7000가구가 순증할 것으로 추산한다.
이 같은 공급 전망은 용산공원 등 신규 부지를 활용하겠다는 정부 구상에 반대하면서 내세우는 주요 근거이기도 하다. 오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도 재개발·재건축이 확실한 공급 해법이라며 “새로운 땅을 찾아 헤매지 않아도, 미래세대의 녹지를 훼손하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날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39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도 △정비사업 용적률 법정 상한의 1.2배까지 완화 △서울 강남구 탄천물재생센터 부지 활용 △청년안심주택 등 세 가지 방안을 언급하며 “현재의 주택난을 해결하고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